여전히 사랑하고 있어요, 만우절 장난이 아녜요

by 주또

이 모든 것들이 단순히 만우절 장난에 불과한 거라면 훨씬 낫겠어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부터 마지막이 된 그 하루까지.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 결국엔 사랑으로 이끌었던 순간들 전부. 잊고 싶다만 결코 그래서는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이 기억이 내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큰 버팀목이 되어줄듯하단 판단이 서거든요.


우리는 서로 장난을 치다가 농담처럼 고백을 했고, 열렬히 만났으며, 마침내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참 많이 사랑했다는 표현으로는 내 마음을 다 담아내기가 부족한 것 같네요. 온통 당신이었던 삶을 버리자니 이제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통 가늠이 가질 않아요. 넋 놓은 채 거리를 걷다가는 실수로 발목을 접질려 넘어질 뻔하고요. 음식을 먹다가도 옷에 떨어뜨려 잔뜩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입니다. 수건걸이를 내려친 손은 통증이 지속되어요.


괜찮은 척이란 건 언제든 가능하긴 해요. 남들 보는 앞에서 노상 그래왔으니까요. 다만, 숨만 겨우 붙어있는 금붕어 같습니다. 우리가 헤어진 게 장난이었던 것 같아서, 어느 날은 이별한 사실을 깜빡하여 익숙히 메시지를 입력하곤 해요. 황급히 정신을 차린 뒤 바로 지워요. 실수로 전화를 하려는 적도 꽤 잦은데요. 통화 버튼을 누르려다가 주춤한 손가락은 허공에서 갈 길을 잃은 상태로 한참을 멍하니 멈춰있게 되네요. 게다가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난 후에도 습관처럼 당신 번호를 입력하여 포인트 적립을 합니다.


우리는 왜 하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이토록 아플 거라면 애당초 마주치게 둬서는 안되었던 거 아닌가요. 감정이라도 생기지 않게 해주지 그랬어요. 엄한 것들한테 가서 원망을 쏟아요.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야 할듯하여 나 답지 않게 쓸모없는 소비를 해요.


오늘 하루는 거짓이 허용되는 날이니, 몽땅 까먹은 사람인 양 마음껏 보고 싶어하고 애정 하고 싶네요. 여전히 사랑합니다. 이 고백이 부담이 되진 않지요? 조금도 깎이지 않은 진심이랍니다.


낮에는 그나마 웃으며 씩씩하게 보냈으나,

밤에는 하염없이 울어요.



*함께 듣는 플레이리스트 :)

https://youtube.com/@sarmumegg?si=Qa0LvpWqFsEsvT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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