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했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어쩌다 보니 김씨단합회

by 주디터

하루하루 바쁘게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여행 D-1이 되었다.

여행 전날까지도 계획된 일정이라고는 둘째 날 한라산 정상 등반 외 아무것도 없음.

어쩔 수 없는 J형 인간이라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음날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이벤트는 아빠와의 한라산 등반. (동생은 하루 일찍 서울 간다고 쏙 빠져버렸다!)

매번 동네 뒷산만 올라가 봤던 나에게 한라산 등반은 큰 도전이라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젊을 때 가봐야 하지 않겠어?라는 마음으로 한라산 등반을 위한 짐 꾸리기를 시작했다.

이 옷 입으면 안 돼요? 응 안돼. 바지는 이거 안 돼요? 응 안돼. 정상 가면 춥다. 등산복 입어야 해.

하지만 고작 동네 뒷산이 전부였던 나에게 제대로 된 등산복이 있을 리가 있나. 장롱 속에 고이 잠들어있던 엄마의 등산복을 빌려 가기로 했다.

이미 등산복만으로 짐이 한가득이라 그 외 짐은 최소한으로만 준비를 했다. 등산용 백팩을 제외하고 21인치 기내용 캐리어 하나에 모든 짐을 꾸렸다. 혹시 안 가져온 게 있으면 없는 대로 버텨보기로. 정말 필요한 게 있다면 제주도에서 사도 되고?






제주도 여행 (a.k.a 김씨단합회) D-Day.


나랑 아빠는 11시 50분 비행기, 동생은 11시 35분 비행기.

여유롭게 10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 간단히 아침을 먹고 9시쯤 집을 나섰다. 오늘의 드라이버는 가장 막내인 동생.

내비게이션에 의지하여 김포공항까지 쭉 달려가다가 시내로 들어오더니 갑자기 길을 헷갈리기 시작하는 오늘의 드라이버.

분명히 우리는 공항으로 가고 있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김포 롯데몰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더라?! 어라 동생아 어떤 길로 들어간 거니.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졸지에 김포 롯데몰 지하주차장을 한 바퀴 돌고 나와서 어렵게 도착한 김포공항.

다행히 공항 주차장에서는 생각보다 여유 있는 주차 공간으로 인해 헤매는 시간을 아낀 덕분에 예상 도착 시간과 비슷하게 공항에 도착을 하였다. 빠르게 수속을 마치고 나니 보딩 타임까지 남은 시간은 약 1시간, 공항 카페에서 모닝 커피를 한잔씩 즐기며 오전의 길 잘못 들기 해프닝, 아무 계획 없는 우리 정말 괜찮을까? 등등 소소한 얘기 하며 티 타임을 가졌다. 어느새 보딩 타임이 되었고, 15분 먼저 출발하는 동생에게 제주도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나와 아빠도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비행기 창가 자리에서 바라보는 구름 위 풍경은 여행의 설렘을 더 증폭시켜 주었다.

내가 정말 가는구나 제주도를. 날씨도 좋고, 함께 하는 사람들도 좋고.

어떤 여행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구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만 갔다.


제주도 도착!






약 1시간의 비행 후 먼저 제주도에 도착한 동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가장 먼저 렌터카를 수령하러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 렌터카 수령을 마치니 이미 2시가 훌쩍 넘었고, 점심시간이 지나서 배고픈 우리는 점심을 먹기 위해 내가 미리 찾아놨던 식당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Last order 시간에 맞춰 2시 30분까지는 도착을 해야 해서 빠듯하게 이동을 해야 했기에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의지하며 식당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어라?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또 듣게 된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

식당 주차장을 코앞에서 지나쳐버린 우리는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길을 잘못 들어버렸고, 하필 또 우회하는 길이 공사 중이라 다시 돌아가면 시간이 애매해져서 잠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아빠의 말. 원래 가기로 했던 식당 말고 다른 식당을 가자.

배고프고 길도 잘못 들어서 예민한 상태에서 아빠의 빠른 판단에 우리 모두 동의.

그렇게 세 번째로 듣게 된 오늘의 문장.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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