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의 아빠와 동생과의 제주 여행. 처음에 제주도로 출발하기 전까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제주도를 떠나기 전에 지난 3일간의 여행을 되돌아보니 이런저런 재미난 에피소드가 많았던 여행이었다. 아쉬운 마음은 제주에 고이 남겨두고,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와 아빠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그리고 우리 비행기는 오후 2시 20분 출발. 시간이 약간 빠듯하긴 했지만 재빠르게 수화물도 수속하고 (여기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보안 게이트도 통과하여 공항 면세구역으로 이동을 했다. 2시부터 보딩 타임인데 시계를 보니 2시가 되었네. 얼른 보딩 게이트로 이동을 하자.
아직도 삐그덕 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보딩 시간에 늦지 않게 보딩 게이트로 이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귀로 쏙 들려오는 안내방송.
14시 20분에 서울 김포로 출발하는 xxx 항공편은 항공기 연결로 인해 지연 출발 예정입니다.
항공편 딜레이로 인해 몇십 분의 여유가 생겼다. 바쁘게 걸어가느라 지나쳤던 면세점 구경도 하고 간단히 점심도 먹으면서 잠시나마 여유를 즐겼다. 이륙하는 비행기를 보며 저 비행기는 어디로 떠나는 걸까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덧 탑승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제주도 안녕!
3일 만에 다시 돌아온 서울은 오전의 제주도와는 다르게 서늘한 저녁의 찬 공기로 나와 아빠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공항 주차장으로 이동하며 바라본 김포공항 뒤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이런 토요일 저녁 시간이잖아! 재빠르게 집으로 가자. 올림픽대로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어.
토요일 저녁에는 서울에 차 끌고 나오는 게 아닌데 집에는 가야 하니 어쩌겠어. 평소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을 예상하고 라디오의 볼륨을 높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과 노래를 배경음악 삼아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아빠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오늘의 사연입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이네요. 아버지랑 같이 제주도 여행을 갔다고 하네요?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K-장녀입니다. 어쩌다 보니 아빠랑 단 둘이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되었어요, 아, 하루는 동생도 같이 있었으니 정확히 말하면 단 둘은 아니네요. 아무튼 아빠와 싸울까 봐 노심초사하며 정말 많은 걱정을 하고 출발한 제주도 여행이었는데, 3일의 여행이 끝난 오늘 지난 3일을 되돌아보니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키워드는 "배려"였던 것 같아요. 나의 기분이 상대방을 속상하게 하지는 않을까, 별것도 아닌 일인데 하하 호호 웃으면서 넘어가도 되지 않을까, 이번 여행에서 겪었던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니 서로를 배려하는 순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서 내 인생 처음으로 한라산 등반도 해보고, 길도 잘못 들고, 버스 카드도 잘못 찍고. 소소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기억에 오래 남아있을 소중한 시간들이었어요. 아빠와의 여행, 이번은 비록 처음이라 두려움이 조금 더 앞섰지만 다음번에는 더 재미있고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