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도 잘해요

어쩌다 보니 김씨단합회

by 주디터

둘째 날 저녁은 아빠와 나의 만장일치로 회를 먹기로 했다. (동생은 개인 일정 때문에 오후에 서울로 떠났다.)

오늘 한라산 정상 갔다 오느라 고생도 했고, 아침도 점심도 간단하게 배만 채웠으니 저녁은 푸짐하게 한번 즐겨보자. 제주도에 왔으면 그래도 회는 먹고 가야지!






숙소 근처에 회 센터가 있어서 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의 드라이버는 바로 나. 수십 년 운전 베테랑인 아빠를 조수석에 앉히고 내가 운전을 하니 약간 떨리면서도 두려움이 앞섰다. 혹시나 길을 잘못 들까, 내비게이션 안내에 의지하며 회 센터로 향했다. 오늘도 역시나 주차에서 약간의 고비가 있었지만 (나는 주차를 못한다!) 아빠의 엄지 척을 받으며 기분 좋게 회 센터로 들어갔다.


주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어떤 걸 주문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제주도에 왔으니까 고등어회는 필수, 참돔을 먹을까 광어를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며 순서를 기다렸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금방 우리 순서가 되었다. 활고등어 한 마리에 참돔 한 마리요! 하고 외치자마자 들려오는 직원의 한마디. 혹시 두 분이서 드시는 건가요? 양이 많을 텐데...


그렇다. 우리의 주문은 두 명이 먹기에 양이 너무 많았다. 오늘 들어온 참돔이 1.5kg, 광어도 비슷하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고민을 하던 아빠는 그럼 도다리로 변경할게요, 도다리 한 마리랑 활고등어 한 마리요.. 라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주문을 넣었다.


괜히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네가 일찍 올라가서 참돔을 못 먹었잖아~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한 끼 식사가 시작되었다. 새벽 4시 반부터 시작되었던 기나긴 하루의 끝에 즐기는 꿀맛 같은 저녁 식사. 각종 쌈채소와 함께 활어회를 즐기니 마음도 배도 행복으로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한라산(소주)! 한라산을 다녀와서 한잔 들이켜는 한라산이라니. 크으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라산이구나.


평소에도 아빠와 자주 가볍게 반주를 즐기며 이런저런 세상 사는 얘기를 하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느낌이 달랐다. 아침 일찍부터 같이 한라산을 타고 왔다는 동지애가 추가되어서 그런가, 평소와는 다르게 오늘 우리 정말 대단했다- 라는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생각보다 힘들다고 안 하고 잘 올라가더라, 그래도 마지막에 구름이 걷혀서 백록담을 봤다, 버스에서 다인승 승차를 왜 했을까, 등등 오늘 있던 소소한 에피소드를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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