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파동을 남기다

아쿠아로빅 등록을 망설이는 2030 직장인에게

by 주디터

코로나로부터 일상으로의 회복이 시작되고 있던 2023년의 봄, 오랫동안 굳어 있던 몸과 마음을 refresh 하고 싶어 선택하게 된 아쿠아로빅. 단순히 새로운 운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르게 된 아쿠아로빅이었지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월수금 저녁에 이어진 아쿠아로빅 수업은 어느새 내 일상의 루틴, 그리고 삶의 한편이 되어 있었다.


아쿠아로빅 등록을 하고 첫 수업에 갔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쿠아로빅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이 없다. 나는 예전부터 운동을 할 땐 잡생각 없이 운동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철칙이 있었는데, 아쿠아로빅은 그 원칙을 가장 잘 지킬 수 있었던 운동이었다. 물론 수영이나 헬스처럼 다른 운동들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아쿠아로빅은 단체로 신나는 노래에 맞춰 움직이다 보니 그 어떤 날에도 단 하나의 잡생각조차 들어올 틈이 없었다. 회사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날, 괜스레 기분이 안 좋은 날, 비가 내려 우중충한 날, 그 어떤 날에도 아쿠아로빅을 하는 50분 동안은 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회사 업무로 정말 스트레스를 받던 시기가 있었다. 수많은 연속된 회의와 쌓여가는 업무에 치여 퇴근도 늦고 주변 동료들과 하소연하기에 바쁘던 나날들 속에서도 아쿠아로빅 수업만큼은 웬만하면 빠지지 않으려고 했었다. 아쿠아로빅을 하는 50분 동안만큼은 정말 아-무런 고민 없이 온전히 그 시간에만 집중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기에는 이만한 시간이 없었다.

예전에는 업무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동료들과 맥주 한잔씩 하며 풀곤 했었는데, 아쿠아로빅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운동으로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직장인이지만, 건강하게 마음을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좋잖아?






아쿠아로빅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바뀐 건 내가 무언가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생각보다 하나를 진득하게 오래 하지 못하는 나는 운동뿐만이 아니라 독서나 다른 취미들 조차 일정 시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어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나에게 아쿠아로빅은 하루하루 새로운 감각을 선물해 주었다. 매 수업마다 바뀌는 음악, 새로운 신규 회원들, 오래된 회원들과의 유대감, 그리고 수업이 끝난 뒤 느껴지는 오늘도 해냈다,라는 뿌듯함까지. 사소하지만 하루하루 느껴지는 특별한 감정들 덕분에 나는 어느새 두 번의 여름이 시작될 때까지 아쿠아로빅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냥 꾸준히 운동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일주일에 3번씩 물속에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팔다리를 흔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생각보다 깊게 아쿠아로빅은 내 삶에 들어와 있었다.

아, 내일도 아쿠아로빅을 가는 날이다. 고요한 물가에 조약돌을 던지면 퍼져나가는 파동처럼 잔잔하고 고요했던 내 삶에 파동을 일으킨 아쿠아로빅, 지금처럼만 꾸준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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