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동료였느냐
당신은 '몰입'할 수 있나요?
비교적 이직이나 퇴사가 잦은 스타트업 특성상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호하는 동료의 기준이 여러 번 바뀌었고,
선호하는 동료와 함께 하고 싶고, 동시에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자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일을 '잘'해야 한다는 착각
제 주변에는 취업을 준비 중인 친구나 후배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들은 취업준비 시간의 대부분을 자격증 준비, 직무교육 학원, 각종 업무 툴(피그마, 테블루 등) 학습에 들입니다. 이들은 모두 특정 직무를 얼마나 '잘'할 것 같은지 보여주는데 집중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일을 잘하면 좋습니다. 같은 선에서 시작한 사람들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서 주변 사람들의 인정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다만 주니어 단계에서 일을 잘한다는 것은 풍부한 지식이나 경험보다 일머리가 좋다는 것에 해당하며, 이는 지식의 영역이 아닌 문제를 빠르게 캐치하고, 공론화시켜서 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을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이 크게 도움되지 않는 지식 쌓기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본인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이나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하는 것을 등한시하게 만들었습니다.
함께하고 싶은 동료의 기준: 몰입
제가 가장 선호하는 동료는 '몰입'할 수 있는 동료입니다.
몰입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본인의 일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높아야 하며,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합니다. (집중이 아닌 몰입이라고 표현한 이유)
그런 동료와 함께 일하면 그 마음가짐이 본인뿐만이 아니라 주변에도 전이됩니다.
그리고 이 몰입이 지속될 때, 업무의 속도, 완성도, 만족도가 올라가고 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사고의 확장이 이뤄지며 로켓 성장의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예전에는 인재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유능한 사람 즉 일을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스타트업 씬에 있다 보니 유능함보다는 함께 몰입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기존 방식에는 없던 문제 대처 방식이 요구될 때,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잘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몰입이 되어 있지 않은 동료라면 극복하기 어려울 때 주저앉거나 이탈해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를 힘들게 합니다.
당장 저희 회사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해보자면,
입사 초기에 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정비시장 불투명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지만
극히 일부의 영역에만 변화를 만들어냈고 여전히 바꾸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더 많습니다.
엔진오일, 타이어, 차량 점검 등을 통해 저희만의 성장 공식도 어느 정도 구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오너십을 갖고 이를 확장시켜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정체되고 있습니다.
고착화되어있는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기가 막힌 기획안이나 브레인스토밍 대신 애자일 하게 시도하고 깨져도 점진적으로 개선해서 결국 누구보다 큰 걸음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똑똑한 사람보다 함께 비전에 공감하고 한 방향으로 미친 듯이 달려 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이는 흡사 종교집단(?)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훨씬 높음에도 일정 부분 신념(비전)을 갖고 맹목적으로 덤비는 모습을 보면 제 말이 그리 틀려 보이지는 않습니다. �
이 믿음은 누군가 심어주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것과 스타트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일치할 때 이 믿음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것입니다.
이 글을 누가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우선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와 일치하는 스타트업 입사를 결정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다니고 있는 마카롱팩토리의 비전(불투명한 정비시장을 개선한다)은 제 신념(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과 일치하며,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동료들 또한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고, 위 갈증을 채워주지 못할 때 저도 새로운 곳으로 떠나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