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카카오톡의 프로필이 히스토리로 저장되는 게 참 좋다. 가끔 히스토리를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이때 이랬었구나 싶고 이때는 이거에 관심 있었구나, 이때는 뭘 하면서 다녔구나 싶어서 새삼 추억에 물든다. 그러다가 한참 전, 2016년인가 찍은 이 사진을 봤는데 과거의 내가 참 예뻤구나 싶어서 조금 서글퍼졌다. 그때는 그걸 왜 몰랐나 싶어서.
그때는 내가 참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는지, 내 외모, 내 성격, 내가 가진 모든 것들 중 단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스스로를 참 많이도 힘들게 했던 거 같다. 정말 왜 그랬는지. 지금에 와서 저 웃음을 보면 그렇게 찬란할 수가 없는데, 왜 그랬을까. 왜 몰랐을까. 나를 좀 더 아껴주고 사랑해줬다면 좋았을 텐데 싶어서 마음이 슬퍼졌다. 저 웃음 외에도 내가 가진 것들 다 모두 멋있고 자랑스러운 것들이었는데, 그땐 그걸 몰랐다.
지금도, 어떤 면에선 많이 나아졌지만, 어떤 면에선 그 2016년의 나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아직도 나 자신을 온전히 보듬는 것이 어렵다. 잘했어, 너 멋지다, 오늘 정말 좋았지, 같은 좋은 말보다 왜 그랬니, 한심해, 그것밖에 못하는 거야? 같은 날 선 말을 할 때가 더 많다. 그걸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서글프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지금을 돌아보면 지금에 와서 2016년을 바라볼 때처럼 지금이 그토록 찬란하고 아름다울 수가 없을 텐데 지금도 바보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내가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일을 가지고 더 그렇다.
그때도 헤매고 있는 건 같았는데 지금 보면 모두 빛나는 순간순간이었던 것처럼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이 현재도 같을 것이다. 바로 지금 매 순간순간이 가장 빛나는 때이다. 내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뒤처져서 걸어가는 것처럼 보여도, 앞으로의 미래가 어떨지 전혀 보이지 않아도, 목적지도 거기를 향한 길도 알지 못해서 한없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괜찮다. 지금의 모든 것이, 내 감정이, 내 선택이, 그 모든 것이 다 옳다.
유튜브를 보다가 내 마음에 남은 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은,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같은 직선 위의 출발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뛰는 것이 아니라 각자 동그란 원 위에 서서 각기 다른 각자의 방향으로, 각자만의 속도로 뛰어가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나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면 된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나도 나만의 길을 나만의 속도대로 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자. 때론 돌아갈 수도 헤맬 수도 있겠지만 그 길을 걷는 모든 순간이 찬란할 테니, 그 모든 순간이 의미 있을 테니,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모여서 내가 될 테니 말이다.
앞으로 나한테 좋은 말 많이 해주기. 힘든 상황에서도 나를 괴롭히거나 비난하지 않기. 내가 좋아하는 즐거운 일 많이 하기.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았을 때 참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되는 일 많이 하기. 내가 최선을 다하고 싶어지는 일 하기. 활짝 웃는 사진 많이 남기기. 빵 터진 사진이면 더 좋고. 돈을 많이 못 벌어도, 내가 목표한 일이 그래서 더 늦어져도, 안정적인 일이 아니라서 불안해져도, 그래도 그렇게 하기. 후에 남는 게 없는 것처럼 보여도 내가 지나온 모든 순간이 찬란한 기억으로 남아있어 줄 테니까.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