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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적성해 Aug 20. 2021

많이 외롭고 힘든 당신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는 법


  며칠 전, 화이자 2차 주사를 맞고 이틀 정도를 고생했다. 너무 아프다 보니, 어린아이처럼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마침 전화 온 친정엄마에게 아프다고 하소연을 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역시 엄마의 대답은 짧았다.

“나도 아팠다. 아파야 정상이다. 안 아프면 효과 없는 거다.”

“알았어.”

내가 원한 것은 ‘많이 아팠구나, 고생했다 ’인데, 엄마는 항상 단답형이다.

 사실 엄마는 옛날 어른들이 그렇듯, 早失父母(조실부모)하여 감정적으로 부모에게 격려와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느끼는 엄마는 참 무뚝뚝했다. 그래도 아픈 아빠를 대신해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각종 부업으로 우리 자매들을 키우신 것만으로 훌륭하신 분이다.

 나도 이제 중년이 되니, 가끔 어린 시절의 가난과 가정불화로 인한 상처가 올라온다.  내 안에 아직도 우울하고 슬픈 어린 소녀가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갱년기가 되니, 수시로 눈물이 나고 지구상에 혼자 있는 것처럼 가끔 외롭다.


청소년들을 상대하다 보면, 유달리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이 있다. 상담해보면 대부분이 부모님에게 충분한 격려와 지지를 받은 경우가 많았다.  학교 생활을 살펴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애정이 있어서 그런지,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남의 평가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自信者(자신자)는 人亦信之(인역신지)하나니 吳越(오월)이 皆兄弟(개형제)요

自疑者(자의자)는 人亦疑之(인역의지)하나니 身外(신외)는 皆敵國(개적국)이니라    


자기를 스스로 믿는 사람은 남도 또한 믿게 되어, 철전지 원수인 오나라 월나라 사람도 형제같이 될 수 있다.

자기를 신뢰하지 못하고 의심하는 사람은 남도 또한 의심하게 되니, 자기 외에는 모두 적국이 된다.    


 오나라 월나라는 예전부터 서로 원수 국가였다. 吳越同舟(오월동주)라는 고사성어가 생겼을 만큼 두 나라의 관계는 서로 앙숙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 원수일지라도 남을 믿을 수 있는 배포가 생긴다.  위에 말은 결국 나를 먼저 믿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믿어주고 사랑해 줄 수 있다는 말이다.

<내 인생이 행복해지는 긍정의 심리학>에서는 어렸을 적에 부모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때 충분하게 공감과 사랑을 받은 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한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다. 전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없는 환경에 자라거나, 아니면 표현했을 때 부모의 반응으로 상처를 입으면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감정을 돌보는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한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감히 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었다. 그저 두려움에 조용히 숨만 쉬어야 했다. 엄마는 심지어 가정 경제까지 책임지느라 항상 힘들어 보였다. 엄마의 웃는 모습을 본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성인이 된 후, 나는 배려심이 많다는 말을 듣고 그게 가장 큰 칭찬인지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나는 정말 나 자신을 돌보는 방법은 전혀 모르고 성장한 것 같다. 항상 싸우는 부모님 사이에서 눈치만 발달하여, 사회생활 할 때 조직에서 잘 적응하고 남의 필요를 잘 채워주었지만, 정작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살았다.

<내 인생이 행복해지는 긍정의 심리학>에서는 ‘나를 사랑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고 믿어주면, 오히려 더 풍부하게 그 믿음과 사랑이 남한테 간다고 한다.  나한테 가장 이상적인 친구를 상상하고, 그 친구가 나를 대하듯, 나를 전폭적으로 믿어주고 사랑해주고 신뢰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요즘 나는 아침마다 나에게 하는 말이 있다.

“친구야~나는 정말 너를 너무 사랑해. 세상 누구보다 정말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너를 항상 응원하고 믿고 있어. 힘내!”

처음에는 손발이 오그라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지만, 며칠 하다 보니, 불끈불끈 힘이 생긴다. 심지어 가끔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나를 전폭적으로 믿어준다는 것이 이렇게 가슴 먹먹한 일인지 처음 알았다.

누군가의 진정한 격려와 사랑이 필요하다면, 먼저 나부터 나에게 진실한 친구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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