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핫썸머 Oct 21. 2023

ep.05 실업급여 신청하러 가서 느낀 것

생각보다 실업자가 많다. 

오늘은 '실업급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루트는 굉장히 다양하고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지만, 일단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로 퇴사하냐 아니냐로 갈린다. '실업급여'는 본인의 의사와 다르게 회사 사정상 퇴사하게 된 사람들이 다음 구직활동을 위해 받는 돈이다. 


나는 공덕에 위치한 서울서부고용센터를 방문했다. 


퇴사한 날로부터 2주 뒤, [이직확인서]가 고용노동센터에 접수가 되면 그때부터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고용노동센터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해야 할 것 / 해두면 좋을 것들을 말씀드린다. 


<미리 해야 할 것> 

- '고용보험' 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온라인으로 수급자격 신청서를 신청한다. 

*이 신청을 먼저 하고 센터에 방문해야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미리 해두면 좋을 것>

- '워크넷' 사이트에 구직신청을 하고, 수급자격자 온라인 교육을 시청한다. 

*수급자격자 온라인 교육의 경우 수강완료 후 14일 내에 센터에 방문해 실업급여 신청을 해야 한다.


<반드시 챙겨가야 할 것> 

- 신분증  


위의 것들을 미리 준비하고 고용노동센터에 방문하면, 비교적 빠르게 실업급여 신청을 할 수 있고, 미리 온라인으로 교육을 들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오래 교육을 듣지 않아도 된다. 위 2가지는 꼭 미리 하고 가서 시간을 절약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본인의 집 주소상 관할에 있는 고용노동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나는 위 2가지를 미리 하고 방문하는데도, 혹여나 문제가 생겨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될까 너무 떨렸다. 도착하자마자 수급자격팀 앞으로 가서 접수를 위해 대기표를 뽑았다. 근데 웬걸..? 내 앞으로 대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실업자들이 이렇게 많다고..? 정말 충격적이었다.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하고자 대기하고 있었다. 뉴스에서 요즘 재정난이다, 경기가 어렵다고 말은 들어봤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라니.. 피부로 와닿게 되어 기분이 너무 묘하고 놀라웠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었고, 그다음으로는 그 사람들의 나이대가 충격적이었다. 나보다 어려 보이는 젊은 분들, 내 나이 또래 분들, 우리 부모님 또래 분들 그리고 그 보다 더 나이가 많으신 분들까지. 업계 상관없이, 나이 상관없이 정말 많은 분들이 계셨다. 이때 묘하고 놀랐던 감정이 쉽게 가시지 않았고 여운이 굉장히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 업계만 문제가 아니구나.. 그냥 모든 업계가 지금 정말 다 힘들구나.. 정말 큰 문제구나 싶었다. 



다행히 실업급여 수령 대상자로 확인되어 실업 크레디트를 받게 되었고, 2주에 1차 교육일정이 잡히게 되었다. 고용노동센터의 첫 방문은 실업급여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방문인 '1차 교육'부터 제대로 된 실업급여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1차 교육 시, 실업급여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취업희망카드'를 같이 주고, 내 실업급여 담당자가 정해지며 내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과 금액이 결정된다. 아, 그리고 처음 방문한 요일에 맞게 모든 n차, 방문일자, 지급일자가 결정되니 요일을 신중히 선택해서 방문하길 바란다. 


예를 들자면, 나는 목요일에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첫 방문을 했기 때문에 

실업인정일 / 구직활동을 인증해야 하는 1차 - n차수가 모두 목요일로 세팅이 되고, 

구직활동이 인증 요일도 목요일로 세팅되어바로 다음 날인 금요일에 실업급여 입금이 되는 구조였다. 


정말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실업인정일 / 구직활동 인증날 인증을 못 하게 되는 경우에 한해, 

단 1번 실업인정일을 변경할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하길 바란다. (증빙자료 인증은 필수)






사실 실업급여를 신청하러 가는 날 까지도 내가 퇴사를 하게 됐다는 사실에 무기력하고 슬퍼하던 나날들이었다. 그래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음에 감사했지만, 슬프고 억울한 건 가시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실업급여 총회차의 절반이 넘어가고 마지막 회차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과거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너 실업급여받으면서 진짜 네가 하고 싶었던 거 다하게 될 거야. 그리고 정말 푹 쉬면서 네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들을 깨닫게 될 거야. 시간과 감정은 지나가. 그니까 잘 견뎌내렴'이라고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