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주간 단편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서

by 주얼



약 한 달 전부터 회사의 다용도실에 바나나가 상시적으로 놓이기 시작했다. 아침을 먹지 않았거나 업무 중간중간 출출함을 느끼는 직원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 복지 차원의 회사 정책이었다. 바나나는 기본적으로 맛도 있고 공복감을 달래기에도 좋았기에 직원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바나나를 먹으며 오후 시간의 짧은 휴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동료 한 명이 자기는 바나나만 먹고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이렇게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배도 부르니 다이어트도 할 겸 괜찮지 않겠냐는 거였다. 이에 다른 동료 한 명이 네가 무슨 원숭이도 아니고 어떻게 바나나만 먹고 사냐고 핀잔을 줬고, 우리는 다 같이 키득거렸다.

그만큼 지금의 바나나는 언제 어디서나, 심지어 동네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싸고 대중적인 과일이다. 그런데 동료 중 한 명이 예전에는 바나나가 지금처럼 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중 유일한 70년대 출생으로 가장 연장자였다. 그는 자신이 어렸을 적에는 바나나가 비싼 과일이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그보다 한참 어린 동료들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호기심을 보이는 듯했지만 함께 모여서 대화를 하면 항상 공감할 수 없는 옛날 얘기만 하던 사람이었기에 내가 보기에 그들은 또 시작이구나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바나나의 옛날 시절에 대한 얘기는 더 이상 이어지진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어릴 적 엄마에게서 들었던, 그동안 한 번도 생각나지 않았던 어떤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이야기는 내가 십 대 초반이었을 때 들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던 중 나는 엄마의 왼쪽 무릎에 있는 꽤 깊게 파인 흉터를 보았고, 이건 무슨 흉터냐고 물었다. 나의 질문에 엄마는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그때 들었던 이야기이다. 바나나의 옛날 시절을 듣고 불현듯 떠오르게 된 엄마의 이야기. 그렇다. 그건 엄마의 무릎에 있는 흉터에 대한 이야기이고, 바나나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 그러니까 나의 엄마가 이제 막 열 살이 된 1950년대 말, 그때는 모두가 잘 살아보자고 힘을 내며 한국전쟁의 피해에서 조금씩 회복하려 노력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그 시절 바나나는 국내에도 점점 수입량이 늘면서 일반 사람들에게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비싼 가격 때문에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결코 아니었다. 과장이 아니라 당시 바나나의 가격은 같은 무게의 쌀이나 소고기보다도 비쌌다고 한다. 그러니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대다수의 국민들에겐 바나나는 정말 그림의 떡과 같은 과일이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의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아버지─내가 한 번도 실제로 본 적 없는,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돌아가신 나의 외할아버지─가 유리병을 만드는 공장에서 부지런히 일을 하며 식구들을 보살폈지만, 한창 자랄 시기의 딸 넷을 포함한 여섯 식구가 배부르게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면서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바나나를 사 먹는다는 것은 감히 시도하기 어려운 사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땀에 전 상의를 벗으며 주머니에서 말없이 종이로 쌓인 것을 꺼내 내려놓았다. 어머니─나의 외할머니─는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조심스럽게 종이를 벗겼고, 그러자 그 안에서 노란색 바나나 한 개가 고운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니는 이게 웬 거냐며 놀란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바나나란 소리를 들은 네 자매는 모두 바나나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집안의 막내였던 그녀가 매우 흥분한 건 당연했고, 항상 의젓하고 얌전하던 큰 언니마저도 바나나를 바라보는 호기심 가득 찬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살짝 미소만 지으며 그러한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딸들은 바나나가 풍기는 특유의 향을 맡느라 코를 킁킁거렸다. 어머니는 그러한 그녀들을 쫓아내며 바나나를 다시 종이에 싸서 부엌 찬장에 넣어놓았다. 그리고 저녁 먹을 때까지는 절대 건들지 말라고 말했다. 그녀는 찬장을 계속 흘끔거리며 어서 빨리 저녁을 먹자고 어머니를 보챘다.

드디어 저녁 식사를 마치고, 그녀를 포함한 네 자매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나나를 기다렸다. 그녀는 바나나를 먹을 생각에 평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밥을 먹었다. 잠시 후 가족들은 어머니가 접시에 담아 온,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크기로 나누어진 여섯 조각의 바나나를 마주했다. 상 위에 바나나가 놓이자 제일 먼저 아버지가 한 조각을 집어 입 속에 넣었고, 이후에 딸들이 바나나 조각을 집었다. 그녀도 조심스럽게 엄지와 검지로 바나나 조각을 집어 끝 부분을 살짝 베어 먹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맛본 바나나에서 지금까지 먹었던 그 어느 음식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맛을 느꼈다. 사르르 녹는 듯 부드러운 식감과 알사탕과는 다른 어떤 특별한 달콤함까지. 그녀는 여태껏 자기가 먹어본 과일 중에서 단연코 바나나가 최고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맛있는 과일을 한 입에 다 먹어버리는 게 아쉬웠던 그녀는 그 작은 크기의 바나나 조각을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앞니로 베어 먹었고, 다 먹고 난 뒤에는 손가락 끝을 빨며 아쉬워했다.

처음으로 바나나의 맛을 본 이후 그녀는 그 맛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머릿속엔 온통 바나나 생각만 가득했다. 한 번만 더 바나나를 먹을 수만 있다면, 혼자서 온전히 한 개를 다 먹을 수만 있다면 정말 이대로 죽어도 한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날 이후부터 하루 종일 어머니에게 바나나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그리고 잠들기 직전까지 바나나 타령을 계속했다.

“엄마, 우리 바나나 한 번만 더 먹으면 안 돼? 한 번만 더 먹자, 응? 한 번만.”

처음에는 귀엽게 애원하듯 시작된 그녀의 바나나 타령은 어느새 끈덕진 칭얼거림으로 변했다. 하루는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는 잡아당기며 성가시게 굴었다.

“바나나아. 나 바나나 먹고 싶단 말이야. 빨리이.”

처음엔 그냥 웃어넘기고, 또 조용히 타이르던 어머니도 결국엔 못 참고 그녀에게 화를 내며 그만하라고 했다. 한 번 만 더 바나나 소리를 했다간 집에서 쫓겨날 줄 알라고 그녀에게 겁을 줬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엄마에게 달라붙었다. 왜 바나나를 안 사주는 거냐며, 그거 하나 못 사주냐며 소리를 지르고 떼를 썼다. 바로 그때였다.

“이영미! 당장 조용히 하지 못해!”

방에 있던 아버지가 어느새 밖으로 나와서는 그녀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버지가 그렇게 큰 소리를 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버지의 화내는 모습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잠시 얼어붙어 있던 그녀는 놀라기도 했고, 바나나를 먹자고 한 것이 그렇게 잘못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혼난 것이 억울하고 서러워 그대로 마당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울고 있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조금 슬퍼 보이는 것 같기도 했고, 손가락 끝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어느 일요일이었다. 초여름의 더위가 한껏 기세를 부리던 그날 오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고, 언니들은 모두 어디론가 놀러 나가고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혼자 마당에 앉아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엄마를 깨워 같이 놀자고 했겠지만, 얼마 전 바나나 때문에 혼난 이후로 아직까지 뾰로통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그냥 혼자 놀기로 했다. 특별할 건 없었다. 그저 흙바닥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돌아다니는 개미의 진로를 막으며 괜히 못살게 굴었다. 이곳저곳 듬성듬성 솟아있는 잡초를 뽑아 잘게 찢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그녀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하얀 나비 한 마리를 보았고, 그 나비를 따라다니며 마당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녀와 계속 놀아주는 듯 계속해서 하늘하늘 거리며 날아다니던 나비는 장독대가 있는 곳으로 갔고, 그녀는 나비를 쫓아 장독대 쪽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바닥의 돌부리에 걸려 앞으로 몸이 기울었고, 그녀는 그대로 장독대 맨 앞에 놓여있던 키 낮은 항아리에 왼 무릎을 부딪쳤다.

비어있던 항아리는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졌고, 그와 동시에 그녀는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는 자신의 왼쪽 무릎 쪽에서 뜨거운 불이 닿은 것 같은 통증을 느꼈다. 몸을 반쯤 일으켜 무릎을 보니 무릎 바깥쪽 살이 깊게 베여 살이 벌어져 있었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가 발목까지 흐르고 있었다.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이내 큰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무릎에서 느껴지는 아픔도 무서웠지만, 그것보다는 깊게 베여 속이 들여다보이는 살과 그곳에서 흘러내리고 있는 검붉은 피가 그녀에게는 더 무섭고 끔찍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은 아버지가 곧바로 방에서 나왔고, 장독대 앞에 쓰러진 채 다리에서 피를 흘리며 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듯 잠시 어쩔 줄 몰라하던 그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더니 보자기 같은 천을 가지고 나왔고, 그것을 그녀의 상처 부분에 칭칭 감았다. 그리고는 그녀를 등에 업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일요일이었기에 가까운 곳에는 진료를 하는 병원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문을 연 가장 가까운 약국으로 갔고, 그곳에서 급한 대로 지혈과 응급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는 동안 그녀는 계속해서 소리 내며 울었고,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아 주었다. 그녀도 약사가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일 때마다 아버지의 손을 꼭 쥐었다.

응급치료를 마친 후 그녀는 무릎에 붕대를 감은 채 약국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등에 업혀 약국에서 나왔다. 그래도 집에 가는 길은 올 때처럼 급하게 뛰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걸었고, 그녀는 등에 업힌 채 아직도 멈추지 않는 울음 때문에 작은 소리로 훌쩍거렸다. 그렇게 집을 향하던 중 아버지가 그녀에게 말했다.

“영미야, 많이 놀랐지?”

그녀는 훌쩍이는 목소리로 “응”이라고 대답했다.

“이제 괜찮아. 약국 아저씨가 치료 잘해줬거든. 내일 병원 문 열면 아빠랑 같이 의사 아저씨도 만나러 가보자.”

그녀는 알겠다고 말했고, 아버지는 다시 말없이 걸었다. 조금은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 흘렀다. 어디선가 미적지근한 실바람이 불어왔고, 그녀는 아버지의 목덜미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땀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낯설면서도 익숙하고, 친근한 냄새였다. 그녀는 아버지의 목을 조금 더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얼마를 걷다가 아버지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그녀를 내려놓으며 잠시만 여기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는 길 건너편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녀는 길가에 앉아 발갛게 부은 눈으로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버지가 향한 곳에는 잡화점, 식품점, 이발소 등이 있었고, 그 앞으로는 좌판을 깔아 놓고 야채며 그릇 등을 파는 노점들이 있었다. 아버지는 식품점으로 들어가더니 한동안 나오질 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붕대가 감겨있는 상처 부위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았다. 따끔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어쩌면 내일 학교에 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자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왠지 신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눈앞에 익숙한 고무신이 보였고,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어느새 돌아온 아버지와 함께 그의 손에 들려있는 노란색 작은 바나나 한 개를 보았다. 조금 놀란 그녀 앞에 아버지는 한쪽 무릎을 대고 앉아 바나나의 껍질을 반쯤 벗기고는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거 먹으면 아프지도 않고 빨리 나을 거야.”

그녀는 놀라움과 기쁨이 함께하는 표정으로 바나나를 받아 들고는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렇게도 원했던 바나나를 먹고 있으니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조금 전까지 상처에서 느껴지던 아픔과 그로 인한 무서움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조금 더 크게 바나나를 베어 물고 입 안 가득 우물거리며, 미소를 띤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낡고 해진 상의 왼쪽 옆구리 부분에 넓게 말라붙어 있는 검붉은 핏자국을 보았다. 그녀는 아버지를 향해 바나나를 내밀며 같이 먹자고 했다.

“아니야. 이건 미영이만 먹을 수 있는 거야. 엄마도 안 되고, 언니들도 안 돼. 아빠도 당연히 안 되고. 그러니 미영이 혼자서만 맛있게 먹고, 얼른 나아야 해. 그리고 엄마랑 언니들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알겠지?”

아버지는 그녀의 왼 무릎 위에 손바닥을 살며시 올리며 말했다. 그녀는 붕대를 거쳐 전해지는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분명 따스하고 기분 좋은 온기였다. 그녀는 그 온기를 느끼며 부드러운 바나나를 천천히 베어 먹었다.



엄마는 내게 이 얘기를 들려준 뒤 자신이 어른이 되고 나서는 바나나를 잘 안 먹게 되었다고 했다. 왜 그런지는 자신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어쩌면 아무것도 모른 채 철없이 굴었던 당시의 못난 자신이 생각 나서였을지도 모르겠고, 바나나를 볼 때마다 그날 이후 몇 년 뒤 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서 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나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근처 마트에 들려 바나나 한 송이를 샀다. 실하게 생긴 바나나 한 송이가 특별 세일가로 삼천 원에 팔리고 있었다. 그 옛날에는 그렇게 먹기 힘들었던 바나나가 지금은 이렇게 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에 나는 조금은 묘한, 그리고 알 수 없는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 식탁 위에 바나나를 올려놓으니 아내가 갑자기 웬 바나나냐며 내게 물었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냥.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서.”

내 대답을 들은 아내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의아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한 뒤 더 이상의 질문 없이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았다. 나는 식탁에 앉아 바나나 한 개를 뜯어내 껍질을 벗긴 뒤 한 입 베어 물었다.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바나나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나는 그날 엄마가 느꼈던 그 따스했던 온기를, 그 사랑을 떠올리며 천천히 바나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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