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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쮸댕 Aug 25. 2022

난임의 원인

난임검사부터 시험관을 결심하기까지


처음 병원에 방문할 때만 해도 우리 부부가 시험관 수술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임신에 한번 성공했기 때문에 다음 임신도 어려움 없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유산에 관하여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번 유산을 겪고 나니 두번째 유산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수정과 착상에 성공 하더라도 10개월 내내 불안감에 떨다가 신경쇠약에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남편과 상의하여 건강한 정자와 난자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결핍된 부분은 할 수 있는 한 보완하고 싶었다. 검사일자는 생리 시작일로부터 2~3일 째에 , 나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받았고, 남편은 정액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둘 다 공통적으로 비타민 D가 부족했다. 다행히 햇빛 쬐기, 영양제 섭취 등으로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난소 나이나 호르몬 수치도 모두 정상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정자 운동성, 정액 양, 정자 수는 정상이었으나 대부분의 정자 모양이 이상하다고 했다. 의사선생님이 쓴 표현은 아니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본 결과 기형정자증이었다. 정상 정자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수치였다. 선생님은 영양제와 운동, 건강한 식단을 권유하셨고 한달 뒤에 재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그 동안 배란 주기에 맞춰서 자연임신 시도도 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은 조급함과 간절함으로 점철되었다. 마치 인생 최대 목표는 임테기 두줄을 보는 것인 사람 같았다. 남편과 손잡고 걷던 연트럴파크에서 느닷없이 사주를 보기도 했다. 유사 과학에 기대어서라도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우리 부부의 미래에 답을 얻고 싶었다.




한달 뒤 남편의 정액 재검사 결과를 보러 갔다. 정액양과 정자 수는 월등히 늘어났으나 가장 큰 문제였던 정자모양은 개선된 바가 없었다. 여전히 수치가 머물러 있었다. 담당 선생님은 인공수정을 권유하셨다. 집에 오는 내내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원망도 있었다.


만약 내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남편은 나를 원망했을까?


나는 남편을 원망하는 스스로가 싫었다. 원인을 묻고 책임을 따져야 할 일은 살면서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문제만큼은 그렇게 해서는 안되었다. 그래서 줄곧 되뇌었다. 많은 하객들의 축복 속에서 부부가 되었던 그날 결혼식에서 했던 서약을.


일러스트 by 쮸댕


어려운 순간이 찾아올지라도
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손잡고 지혜롭게 헤쳐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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