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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Mar 14. 2019

요즘 것들은 편해져야 한다.

편해지는 것이 불편해지면 안 되는 이유. 

"요즘 군대가 군대냐?"

"요즘 학교는 학교도 아니지."


가끔 듣게 되는 말들이다. 

이런 말을 들은 때 난 말한다. 


'요즘 군대도 군대고, 학교도 학교입니다.'


60년대 군대와 지금의 군대를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는 클 것이다. 개인 침상과 휴대폰이 제공되고 외출도 비교적 자유로워졌으니 말이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15년 전만 해도 선생들이 이발기로 학생들 머리를 밀고, 남자 학교에서는 맨손 체벌이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지금이라면 당장 뉴스에 날 일이다.


당연히 예전에 군대, 학교를 다닌 사람들에게 지금 학교, 군대는 쉬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그 시대를 지나 본 사람들에게 한정된 이야기다. 


시대가 변해도 군대가 국가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시키는 곳이란 건 변함없고, 학생들이 공부에 스트레스받고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지금 군인이나 학생들에게는 처음 겪어보는 고난이다. 


환경이 다르지만 겪는 아픔은 동일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대가 발전하면 당연히 어떤 곳이든 더 쉬워지고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나, 군대가 20년 전보다 더 심해지거나 똑같다면 그 사회는 발전하지 못했다는 소리다. 회사든, 정부든, 경제든 어디든 말이다. 


물론 이런 변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군기의 문제라든가, 학생들의 태도 문제라든가. 하지만 그건 발전 과정에서 고쳐야 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한 세대, 한 세대가 지날수록 전 세대보다는 다음 세대가 편해져야 그게 발전하는 사회다. 

지금 한국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무언가?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가 가난한 것이다. 사회와 경제가 정체됐다는 단편적 증거인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맨 처음 언급한 말을 하는 사람들도 막상 자기 자식이 학교나 군대에 들어갈 땐 그곳이 내가 다닐 때보다 편해졌길 바란다. 


사실 '난 이렇게 힘들었는데 억울하다.'는 심리는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지 않나? 인간은 원래 질투의 동물이고 그 질투가 힘이 되어 발전해 나가기도 하는 법이다. 


또한 원래 내가 겪은 상처가 다른 누구의 상처보다 아픈 게 사람이다. 군대 부대 중에 제일 힘든 군대는 부대는 내가 나온 부대라는 말도 있지 않나.


그래도 요즘 것들이 편해지는 걸 너무 고까워하진 않았으면 한다.


내 자식 세대가 나아지는 길이 더 멀리 봤을 때 우리나라와 사회가 발전하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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