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세량 Mar 26. 2019

당신의 사랑은 변하셨나요?

시간과 사랑의 상관관계.

시간은 모든 걸 변하게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뜨겁던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그 형태가 변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방향이든 부정적인 방향이든 말이다.


예를 들어 A와 B가 있다고 하자. A는 B에게 반했고 B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당연히 A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B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할 것이다. 이때 A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의 200%를 B에게 퍼붓는다. 그리고 이 적극적인 어필을 통해 B는 A와 사랑을 시작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어떤 사람이든 죽을 때까지 200%로 달리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B의 마음을 얻은 A는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원래 자신의 역량에 맞춰 에너지를 줄인다. 말이 줄이는 것이지 A입장에서는 '원래대로'돌아가는 것뿐이다. 이는 잡은 물고기에게 먹이기를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이다.


하지만 이를 직접 겪게 되는 B의 입장에서 이는 꽤 큰 변화다.


B는 A가 그 당시 200%였는지 알 길이 없다. B는 200% 최선을 다하는 A의 모습에 반했고 거기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 그런 B가 보기에 100%가 된 A의 모습은 100%가 아니라 50%도 아니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는 '시간에 따른 사랑의 변화'에 한 가지 예시 일뿐이다. 

시간이 지나며 편해지는 것도 사랑이 변형된 또 다른 형태다. 누군가가 말했다. 어떤 이를 보고 계속 심장이 뛴다면 그건 심장병이라고.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 탓인지 설렘과 두근거림이라는 감정은 시간에 따라 급격히 줄어든다. 꼭 사랑만 그런 것도 아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 느끼는 긴장감과 두근거림 그리고 마음가짐은 몇 달만에 익숙함에 덮여 사라진다. 학교도, 이사 간 집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흐르며 익숙해지고 편해지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편해진다는 것, 익숙해진다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우 값지고 소중한 변화이다. 절대 설렘이나 두근거림에 밀리는 감정이 아니다. 문제는 이 편안함과 익숙함의 소중함을 사람이 너무 쉽게 망각한다는 점이다. 소중함을 잃는 순간, 사랑은 서운함과 상처로 변한다


결국 변한 사랑의 형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전부 소중한 감정이다. 이를 문제로 만드는 것은 바로 이를 대하는 이들의 태도다.


앞에 언급한 A와 B의 예시도 마찬가지다.'왜 변했어?"라고 묻는 상대를 귀찮게 여긴다. '어떻게 처음 사귈 때처럼 하니?'라고 짜증스럽게 답한다. 그 속에 갈등은 쌓이고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다. 이를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점은 이전 자신의 감정을 기억하는 것이다. 비록 에너지는 낮췄을지언정, 내가 어떻게 B에게 해줬는지, B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생각하고 나의 변화로 B가 느낄 서운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충분히 설명할 필요도 있다.


B도 A의 설명에 귀를 기울 어서 한다. 사랑이란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가 무조건 자신에 대한 A의 사랑이 식은 것이라 판단해서는 안된다. 

관계의 변화라는 자연스러운 현상 속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서운하고 갈등을 느끼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더 깊은 사랑의 과정으로 만들지 그저 서로에게 주는 상처로 만들지는 전적으로 두 사람에게 달렸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힘든 과정이 있다면 솔직히 이야기하고 갈등에서 눈을 돌리지 않아야 한다. 서로 마주 보고 힘을 합쳐 이 과정을 넘어선다면 그 사랑은 더욱 빛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세상에 배부른 고민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