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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하 Oct 14. 2024

시간이 주인공이 되는 소비


신혼 때 남편과 쇼핑몰데이트를 할 때 종종 사은품 무료 행사를 마주칠 때가 있었다.

신제품 출시 기념행사로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줄이 꽤 길어 보였지만 무료라는 말에 나는 혹해서 줄을 서자고 했지만 남편은 말했다.

"1시간 줄 서면 내 인건비가 더 나온다! 그냥 가자"

남편은 항상 시간의 가치를 우위에 두고 있었다. 모든 부분에서 시간으로 환산하며 그 가치를 구분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의 이 계산법이 생소했다.

그때까지 나에게는 무료라면 긴 줄을 서서라도 받아야 했고 높은 세일을 하면 복작거리는 시장통을 뚫고서라도 힘들여가며 득템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시간으로 치환해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게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 덕분에 돈이 우리의 소중한 시간과 같다는 인식이 자리하게 되었다.      





"나는 단순한 사람이에요헛되이 돈을 쓰지 않고물건을 이것저것 사들이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그렇게 해야 시간이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더 자유롭기도 하고요.....

근본적인 문제는 당신이 뭔가를 구입할 때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그 돈을 얻기 위해 쓴 '시간'으로 사는 거지요청구서와 카드 대출 등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면,

그건 자유롭지 않은 거예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한 우루과이의 무하카 전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물건을 사기 위해서 돈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시간이 귀한 이유는 유한하기 때문이다. 삶을 이루는 시간은 결코 돈으로도 살 수 없다. 

삶의 마지막 순간 앞에 돈으로 생을 늘릴 수 없다. 귀한 시간을 들여 소유한 물질도 가져갈 도리가 없다. 모든 물질은 언젠가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 뿐이다.

우리가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것은 추억이다.


많은 소비를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돈도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더 벌지 않아도 되기에 그만큼 여유로운 시간을 소유하게 된다. 

결국 여유로운 시간만큼 자유를 얻는다. 더 많은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찾아온다.

적당히 벌고 가볍게 소유하고 자유로운 시간에 진짜 삶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행복이다. 

시간을 풍족히 누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다.

이 물건이 생의 소중한 시간을 들여서만큼 가져야 하는가? 라는 기준을 제시하면 물건의 진면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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