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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하 Nov 27. 2023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방법 3가지

저녁형 인간이 하루를 깨우는 방식




아침에 일어나 거실을 나와 시계를 본다.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한 시간 빠른 시계를 보니

서둘러야 할 이유는 사라진다.


23도로 떨어진 온도를 24도에 맞추고 찻잔에

따스한 캐모마일 차를 내린다.

소파에 편하게 기대어 창밖을 보니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따스한 목 넘김을 이어가며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천천히 바라본다.

해가 올라오면서 집안이 오렌지 핑크빛으로

가득한 순간이다. 예쁜 집의 순간을 사진에 담아본다.









실은 아침에 이렇게 여유가 찾아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

하루는 아이 친구 엄마에게 '어제 아침에 너무 피곤해 보이더라고요~막 일어난것처럼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동안 아침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아침 등원시간만 되면 항상 쫓기듯 조급해지는 한 여자의 모습이.

두 아이에게 아침을 간단하지만 챙겨 먹이고

씻기고 옷을 입히고 머리를 단정히 묶이고

집을 나서는 모습이.

정작 자기 모습은 헝클어진 머릿결과

고양이 세수만 대충 한 민낯으로

허둥지둥 거리는 뒷모습이.

그 여자의 모습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매일같이 보내왔으면서 정작 나만  모르고 지내왔던

그녀의 모습이. 그리고 오래도록 잔상이 남아

마음에 담겼다.

그래서 1시간씩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예전에 '미라클 모닝'을 한 적이 있었다. 한참 블로그를 시작할 때였다.

매일 1일 1포를 이어갔다. 글쓰기의 세계에 막 발을 들여

신이 났고 쓰기의 재미에 빠지기 시작하던 시기.

그 설렘과 열성이 '미라클 모닝'으로 이어진 거다.

이웃님들 블로그에서도 이른 아침 새벽 인증샷으로 올라온

포스팅들이 자주 보였다. 분위기에 휩쓸려 '그래 나도 해보자!'

하고 도전했고, 알람을 앞으로 당겼다.


한참 자고 있을 새벽 시간 부스스하게 눈을 비비며

반쯤 감긴 눈으로 서재에 갔다. 잠을 깨기 위해 커피잔을 들고서.

그때는 미라클모닝책에 나오는 성공한 남들처럼 '기적'을 바랐다.

정작 '왜 일찍 일어나야 하는가?'에 대한 내부의 목적의식은

 채우지 않고서. 막연한 기대감과 그저 남들 눈에 보이기 위해. '나 이렇게

부지런해요.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말이다.


역시나 '왜?'라는 질문이 결여된 채 시작한 행동은 루틴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더더군다나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3시간 반이나 앞당긴 기상은 내 신체리듬에도 맞지 않아 금세 흐지부지 되었다.

기적은 없었고 그냥 아침만 남았다.




정확히는 그날 이후로 눈이 저절로 일찍 떠진다.

아이 둘 사이에서 자다 보면 내쪽으로 계속

붙어오기에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편이다.

이른 아침 원래부터 눈은 떠졌지만 피곤한 마음에

눈을 도로 감았다면,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가 되겠다.

더는 누군가에게 막 일어난듯한 헝클어진 뒷모습을, 짜증섞긴 목소리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 누군가는 바로 나 자신이다.


지금은 무리하지 않고 30분 또는 1시간 정도만

일찍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잠'을 깨우려 했다면

이제는 '하루'를 깨우는 데 있다. 프레임이 일어나는 행위 자체에서,

하루를 여유 있고 의미 있게 시작하는 데로 옮겨왔다.


차나 커피를 마시고 창밖을 보며 바다 명상을 즐긴다.

고백하건대 나는 저녁형 인간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이불속 따스함 시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데로

늘리기를 좋아한다. 이런 내가 아침 일출 보는 것을 즐긴다. 맞다. 아이러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좋아하는 일출은 침대에 누워 따스함을 덮은 채

그대로 보는 것이고,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소파에 기댄 채

편하게 관람하는 것이다.

어느 책에서 싫어하는 일을 루틴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일에

좋아하는 요소를 가미하라!라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바다 차 명상'시간이 내게 그렇다. 일종의 안정장치다. 목적의식이

부족해지거나 결여될때를 대비해 동기부여를 해줄수 있는 안정장치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최대로 미룰수 있다면(예를 들어 년에 몇번 없지만 혼자 일어나는 날 같이)

미루고 싶은 충동은 지금도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지만,

좋아하는 바다의 최애 모습인 오렌지 핑크 다를 볼 수 있고,

이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차를 마시고, 명상을 하고 나면

마음도 맑은 오렌지 핑크빛이 되곤 한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저녁형 인간인 내게 이보다 더 좋은

아침 깨우는 방법이 있을까 싶다.







차 바다 명상 시간이 끝나면

오늘 하루도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1개 이상 감사하기.



추운 날에도 따뜻한 집이 있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고,

우리 모두 건강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이렇게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감사함을 느끼고 나면

아침 등원시간에 아이들에게 짜증 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고, 이후의 시간들에도 아이들에게 ~~ 해

~~ 하지 마라는 말보다는 ~~ 야, 고마워 ~~ 야, 잘했어

같은 긍정의 말들을 더 전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아침은 그 하루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쉽다.

아침에 기분이 별로면 그날 하루 동안 쭉 기분이 다운되고

반대로 아침의 시작이 좋으면 그날 하루는 왠지 기분 좋은 일들로

가득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기곤 한다.

하루의 기분이 좋아지고,

그 하루가 모이고 또 모이면

그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 된다.

아침의 시작, 작은 시간이지만

이 작은 시간동안 하는 작은 루틴이

우리 삶을 보다 기분 좋은 일들로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는 방법 3가지

1.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10분~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난다.(무리해서 일찍 일어나 종일 피곤한 것보다, 딱 자신에게 맞는 시간이 좋다. 정해진 시간은 없다. 몸과 리듬이 편한 시간만큼만 일찍 일어난다. 단 10분이라도 괜찮다)

2. 따뜻한 차나 커피를 곁들인 티타임 명상을 한다. 딱 따뜻한 차 한잔, 커피 한 잔 다 마실 시간만큼만 명상을 한다. 따뜻한 기운이 몸을 감돌면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고, 명상은 마음의 순환에 좋은 영향을 준다.

3. 1가지 이상 감사하기. 권태감이 쌓이면 우울이 되고 우울이 쌓이면 다시 표면 위로 올라오기 힘들 수 있다. 권태감은 당연시 하는 마음에 기반한다. 하지만 하나하나 가까이 들여다보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작은 일 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본다. 그럼 당연함은 감사함으로 바뀌고, 권태롭고 반복됐던 무의미해 보이던 일상들이 의미를 갖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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