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보니 다시 낭만을 꿈꾸고 싶어 졌다!
날이 너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햇살에 쌓였던 눈이 녹아 처마마다 물방울이 알알이 맺혀 떨어진다. 봄날인 마냥 포근한 날씨에 기분마저 따뜻해진다. 그래서일까 절로 시선이 위로 향했다. 파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걸었다. 그러다 아파트 숲으로 들어섰다. 시장도 지나고, 백화점도 지났다. 그리고 건물들 사이로 학원가들이 보였다. 방학인지라 점심시간인지라 청소년들이 눈에 들어왔다. 배가 고픈지 다들 분주해 보였다. 코로나 상황이라 혼자 밥을 먹는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해 보였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지만 밥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뭐 지금 나도 혼자 걷고 있으니 할 말은 없다. 그래도 마음이 쓰였다. 즐비한 학원들에서 생존이 보인 것은 왜일까? 씁쓸하면서도 쓸쓸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소소한 기쁨과 재미를 느끼기도 했었다. 선생님과 친구들 그 관계에서 말이다. 뭐랄까 건조한 대치동 학원가에 낭만이라는 것이 피어나길 바랐다. 너무 감상적인가?
낭만.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
고등학교 시절에 썸 탔던 누나가 생각났다. 당시에는 썸이라는 단어가 없었지만 확실히 그랬다. 아쉽게도 썸으로 그쳤지만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낭만이다. 그리고 아픈 사랑들도 생각났다. 쓸쓸한 짝사랑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모두 십 대의 낭만이다.
다시 낭만을 꿈꾼다. 철없이 보일 수 있지만 생존이 아니라 낭만이 필요하다. 나를 숨 쉬게 하고, 뛰게 하고, 뜨겁게 하는 낭만 말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예전에는 확실했다. 사실 지금도 확실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무언가 자리했다. 생존이다. 어느 순간 삶의 리얼리티에 대해 경제라고 인식하게 됐다. 그래서일까 조금 더 안정적인 선택을 했고, 그 안에서 나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가끔 불쑥 떠오를 때면 주저하기도 했다.
다시 낭만을 꿈꾼다. 무턱대고 감정적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영민하고 전략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나답게 시작해보자. 이러다 또 주저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안정적으로 숨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꿈꾸지 못할 법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