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빠가 자라는 오늘들 - 13
요리는 재밌다. 파스타나 브런치류는 생각보다 만들기 쉽다. 그래서 나른한 휴일 아침으로 딱이다. 어느 휴일, 간단한 요리를 했다. 빵과 샐러드다. 아메리카노, 프렌치토스트, 팬케익, 그리고 사과와 양배추가 전부지만 행복한 아침 식탁이었다. 아직은 아내와 나만의 식탁이다. 시아는 식탁 옆에서 그저 우리를 쳐다본다. 신기하다는 듯 맑은 눈망울로 바라본다.
"시아야, 아빠가 시아가 조금 더 자라면 맛나게 만들어줄게. 미안해."
시아 간식
분유만 먹던 시아는 이제 간식을 시작했다. 간식은 역시 과자다. 생각보다 영유아용 과자는 다양했다. 그중에서 시아가 처음 접한 간식은 빵 튀기 과자였다. 우리만 먹기 미안해서 시에게 과자를 주었다. 잘 먹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주기 조심스럽기도 했다. 한 번 과자에 맛들 리면 절대로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아에게 간식을 쥐어주자 시아는 웃으며 신속하게 입으로 향했다. 그러나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간식을 뱉었다. 아무리 먹여보려 해도 먹지 않는다. 시아는 과자를 좋아하지 않는가 보다. 다행이었다.
사과 치발기
과자 대신 조금 알 굵은 사과를 손이 쥐어주었다. 처음에는 쳐다만 보더니 입으로 직행. 아직 씹을 수 없기에 치발기처럼 이리저리 입속에서 오물거렸다. 그리고는 환상적인 단맛에 살짝 놀라는 듯했다. 식사를 멈추고 시아를 지켜봐야 했다. 혹시라도 사과를 삼키면 목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식탁은 모두가 행복하게 되었다. 시아는 사과 맛을 알았고 이제 단맛의 세계가 펼쳐지겠지?
'성미 씨, 이유식에 과일 좀 더 넣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