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빠가 자라는 오늘들 - 27
시아에게 특별한 디저트가 생겼다. 이유식을 먹은 후 이것에 빠져 계속 가지고 논다. 가끔은 이유식보다 더 맛있는 음식인양 깨문다. 바로 숟가락이다.
간질간질 이가나요.
시아는 6개월 즈음 이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는 이리저리 꼼지락거렸다. 그때부터 치발기를 가지고 놀았다. 유치가 나기 시작하면서 시아는 분유와 이유식을 함께 먹었다. 그때부터 시아는 숟가락에 적응해야 했다. 처음에는 싫어하듯 고개를 흔들었다. 이유식보다 물을 더 많이 먹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숟가락을 입으로 물고는 놓지 않는다. 아마도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잇몸이 간지러워서일 것이다. 많은 치발기 중에서도 숟가락은 으뜸이었다.
양치질
유치가 나면서 해야 할 것이 생겼다. 바로 양치질이다. 가제손수건에 끓여 놓은 물을 적시고는 "아"라고 하면 시아가 따라서 "아"한다. 그때 손가락으로 이와 잇몸을 닦아준다. 3~4번 반복하면 된다. 기분 좋을 때는 양치질을 잘하지만 심통일 날 때는 세상 떠날 듯 운다. 그래도 유치가 썩지 않기 위해 잘 닦아주어야 한다.
문제는 시아의 '이'다. 시아는 이제 손가락을 깨문다. 얼마나 아픈지 모른다. "아!"소리가 날 정도다. 그때 시아의 표정은 정말 얄밉다. 시아는 물기 전에 양치해주는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살짝 눈에 힘을 주고는 사정없이 깨문다. 여지없이 손에 이자국이 난다. 아프다. 양치는 유치를 썩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꼭 해야 한다. 아파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숟가락으로 충분히 깨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덜 문다. 덜 아프게 문다.
'시아야. 양치질은 꼭 해야 해. 깨물어도 괜찮아. 그런데 아빠가 아파서 비명을 질러도 이해해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