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 NO!
지수를 추종하는 2배~3배 레버리지 ETF를 투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S&P 500, KOSPI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대신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2배 3배짜리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PY대신 SSO, UPRO에 투자하는 경우죠.
미국 SPY가 연평균 7~10% 수익이 난다고 하는데, 2배 레버리지로 적립식 매수를 하면 14~20% 수익률이 가능한 거네? 이거 완전 워런 버핏급이잖아?! 3배 레버리지 투자하면 금방 부자 되겠는데?!!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로직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투자하다가 계좌가 녹아버릴 수가 있습니다. 특히 레버리지 장기투자는 절대 지양해야 할 방법이며, 레버리지는 상승하는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 때만 사용해야 합니다.
레버리지 ETF 장기투자를 지양해야 하는 이유는 상품 구조상 장기투자에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상품의 구조상 지수를 추종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수학적으로 장기투자가 어렵습니다. 또한 레버리지 구조를 만들기 위한 파생상품 등의 결합으로 높은 운용보수도 큰 단점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지금부터 이 구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지수 ETF가 아니라 지수 추종 ETF
우리가 투자하는 ETF는 지수를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수를 추종할 수 있도록 설계한 ETF입니다. 즉 수익률을 맞추는 상품 구조입니다. 지수가 5% 상승할 경우 ETF의 가격이 5% 상승하고 2배 ETF는 10%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하락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경우를 시뮬레이션해보겠습니다. 먼저 단순히 지수가 5%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1배는 5% 상승, 2배는 10% 상승하게 됩니다.
※ 지수 100 → 105
- 지수 수익률 : +5%
- 1배 ETF 가격 : 100원 → 105원(5% 상승)
- 2배 ETF 가격 : 100원 → 110원(10% 상승)
그러나 지수가 100→105→100으로 상승과 하락하는 경우에는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지수는 제자리이지만 레버지리 상품의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 지수 100 → 105 → 100의 경우
- 지수 수익률 : +5% → -4.8%
- 1배 ETF 가격 : 100원 → 105원(5% 상승) → 100원(-4.8% 하락)
- 2배 ETF 가격 : 100원 → 110원(10% 상승) → 99.5원(-9.5% 하락)
상승과 하락이 100번 반복되는 경우는 그 차이가 더 커집니다. 반복될수록 이러한 효과는 점점 더 커지게 되죠. 지수가 100과 105를 100번 횡보하면 1배 ETF의 가격은 유지되지만 2배 ETF의 가격은 100 → 87.1이 됩니다.
※ 지수 100 → 105 → 100 ----- → 105 → 100 (100회 반복하는 경우)
- 지수 수익률 : +5% → -4.8% ------ → +5% → -4.8%
- 1배 ETF 가격 : 100원 → 105원(5% 상승) ------ → 100원(-4.8% 하락)
- 2배 ETF 가격 : 100원 → 110원(10% 상승) ------ → 87.1원(-9.5% 하락)
과연 실전에서도 그럴까?
실제 ETF 사례로 비교해보았습니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1배 ETF와 2배 ETF 비교를 통해 분석해보겠습니다.
- 기간 : 2010-02-22 ~ 2022-03-02
- 추종지수 : KOSPI 200 지수
- 1배 ETF : TIGER 200
- 2배 ETF : KODEX 레버리지
- 투자기간 : 1년 (샘플수 2,716개)
2010.2.22일 이후 어떤 랜덤 한 지정일에 1년간 TIGER 200과 KODEX 레버리지에 동일한 금액을 투자한 수익률을 비교했습니다. 전 기간의 1배 ETF의 평균 수익률은 6.4%, 2배 수익률은 12.8%입니다. 그러나 상승/보합/하락 시기를 구분하여 보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엔 레버리지 효과가 확실합니다. 그러나 보합권에 있는 경우나 상승폭이 1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레버리지 효과가 반감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5% 내의 변동폭을 보이는 경우 1배 ETF의 가격 변화가 없으나 2배 ETF의 가격 변화는 -4%를 기록했습니다. 즉 주가가 횡보하면 본전도 못 찾습니다.
결국 투자자는 레버리지 효과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 +10% 초과하는 상승을 기대해야 합니다. 지난 2010년 이후 지수 ETF를 1년간 보유했을 때 지수가 +10% 초과했던 경험은 31.3%입니다. 관점에 따라 꽤 높은 비중일 수 있으나 실제 기간을 보면 '17~18년과 '20~21년이 거의 유일한 기간입니다. 실제로 타이밍을 맞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투자기간이 2년 3년이면 어떨까요? 위와 같은 데이터로 2년간 투자했을 경우와 3년간 투자했을 경우를 비교해봤습니다. 1년간 투자했을 때보다 레버리지 효과는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니다. 지수가 2년간 보합세인 경우 2배 레버리지는 -7.3%로, 3년간 보합세인 경우 -10.3%를 기록했습니다. 지수는 제자리임에도 레버리지 ETF 가격은 하락한 것이죠.
또한 5~10% 정도 상승하게 되면 1배 ETF가격 상승률과 2배 ETF의 가격 상승률은 유사합니다. 즉 1년 이상의 투자의 경우 레버리지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레버리지 투자는 언제?
1년 이내 주가가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레버리지 ETF를 매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장기 투자 목적으로 꾸준히 ETF를 모아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경우엔 레버리지를 매수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죠.
지금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조정기간의 바닥을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다면 레버리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락할 때 적립식으로 매수하고 장기 우상향을 기다린다면 천천히 레버리지가 없는 ETF를 매수해야 할 것입니다. 시장을 보는 관점, 투자기간, 투자 방법에 따라 판단해야 할 부분입니다.
한국시장은 꽤나 긴 기간 동안 조정을 받고 횡보하는 모습이고, 미국장은 조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격 밸류에이션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으나 폭락하여 밸류에이션이 완전히 망가진 수준은 아닙니다. 조정기간이 길어 꽤나 힘든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코로나 때처럼 폭락한 것은 아니죠. 고민이 많은 가격입니다.
여기가 바닥이다라고 판단되면 레버리지 ETF를 매수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가격이 싸니 더 떨어지더라도 돌아올 가격이다'라고 판단한다면 레버리지 투자보다는 1배 ETF에 투자하는 좋을 것입니다. 저는 이런 판단하에 KOSPI 200 투자 종목을 교체(KODEX 레버리지 → TIGER 200)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길어지는 조정을 대비하고자 함입니다.
참고로 2600 이하에서는 꾸준히 TIGER 200 ETF를 매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시 2500 초반대로 하락하면 여유자금으로 앞으로도 계속 매수해나갈 생각입니다.
https://brunch.co.kr/@juhnhyeonmun/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