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은 사실상 아파트를 말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자산'인 부동산에는 토지, 상가, 오피스 등이 있지만 우리는 아파트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주거공간 = 부동산이라 정의하기도 힘듭니다.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등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그래도 '아파트'를 특정하게 됩니다. 우리는 "부동산 = 아파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이는 주거 환경이 좋아서, 어떤 이는 투자자산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관심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로 이어졌고 가격 상승을 만들었습니다. 주거환경이 좋아 수요가 늘고 가격이 증가한 건지, 가격이 상승해 수요가 확대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격 상승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합니다. 정치인은 투기꾼을 탓하고 투기꾼은 정치인을 탓합니다. 실수요자들은 정치인과 투기꾼 모두를 탓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소음이 많은 시장입니다. 많은 관점을 차치하고 사실만을 목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 중심적으로 이해하면 가장 심플할 것 같습니다. 수요가 줄지 않고 공급이 없는 상황이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필요한 공급은 아파트입니다. 다른 부동산이 아닌 내가 소유하고 싶은 아파트입니다.
민감한 주제입니다. 그럴수록 철저하게 시장의 관점에서 "부동산 = 아파트"를 바라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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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는 총 6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장’, ‘수요’, ‘가격’, ‘상품’, ‘입지’, ‘정책’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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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 선악의 논리로 부동산 시장을 이해할 것인가? 부정적인 인식이 안정적인 부동산 시장을 위해 필요한 시각인가? 그런 비판을 하면 정부와 기업과 부자들이 반성하고, 서민들을 위해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고 저렴한 전세·월세를 공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부동산이 폭락하면 어떻게 될 것인지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부동산이 폭락하면 폭락을 기대한 사람들은 부동산을 살 수 있을까? 부동산이 폭락하면 부자와 부자가 아닌 자 중에 누가 이익이고 누가 손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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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도 벼슬을 받아 지방에서 상경하게 된 한 명문가 집안이 한양 집값이 비싸서 한양이 아닌 주변 지역에서 집을 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조선 시대에도 한양의 집값은 높은 벼슬이 있는 관리들도 감당하기에 벅찼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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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고 해도 모든 지역의 매매 시세, 전세 시세가 동시에 오르고 내리지 않는다. 다시 한번 확인해 보자. 현재 서울은 투자 시장이 아니다. 실거주 시장이다. 매매든 임차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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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차가 되면 상품 경쟁력이 급감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수도 없이 설명해 왔다. 만약 이런 상품에 대해 무엇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무조건 입지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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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인 상품 선호의 시작은 ‘주차장’이었다. 2005년 전후로 지상 공간이 녹지 공간으로 변경되는 것과 동시에 주차장은 지하로 옮겨 갔다. 이것이야말로 아파트 상품 발전의 획기적 전환이 되었다. 따라서 주차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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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가 좋으면 상품성은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상품성이 좋다고 해서 저절로 입지까지 좋아지기는 어렵다. 그래서 입지가 상품보다 더 중요하다. 어떤 부동산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지불 가능한 경제력 내에서 가장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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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의 추진 기준은 △주변 시세 △입지 여건 △조합원의 경제력이다. 이 세 조건은 연결되어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학군 등 생활 여건이 좋은 입지는 시세가 높다. 시세가 높은 곳에 주택을 소유한 층들은 경제력도 높을 것이다. 이런 조건이어야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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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년 차 아파트는 가장 인기가 많고 거래가 활발한 연차다. 입지적인 요소와 상품적인 요소를 비슷한 비율로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 10년이 넘었다면 신도시라 하더라도 충분히 입지가 활성화될 만한 시간이다. 따라서 현재의 입지 평가가 좋지 않다면 매수를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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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이 되면 입지 경쟁력은 검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입지에 대해서는 고려할 필요가 없지만,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입지가 좋기 때문에, 매수 의향은 낮더라도 임차로 살려는 수요는 많을 수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따라서 20년 차 이상의 아파트를 매수할 때는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가격이 오르는 원리는 단순하다.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많으면 가격이 오른다. 추가로 공급되는 상품이 없다면 상품력이 떨어지는 20년 차 아파트라도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