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라는 친구에 대하여
일주일을 사람으로 본다면, 나는 7명의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셈이다.
그중 월요일은… 조금 애매한 존재다.
친구 같기도 하고, 어른 같기도 하다.
다른 요일들은 나와 나란히 걷지만,
월요일만은 늘 한 걸음 앞서 걷는다.
가끔은 내가 따라잡아야 할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토요일은 말하지 않아도 흥이 넘친다.
일요일은 느긋하고 다정한 위로를 건네고,
수요일은 점심 즈음이면 말을 걸어오는 똑똑한 동료 같다.
금요일은 말할 것도 없다. 모두가 기다리는 인기인.
화요일과 목요일도 밸런스가 좋다.
지나치게 들뜨지도, 무너지지도 않는 조용한 책임감.
그에 비해 월요일은 언제나 조금 더 단정하고, 조금 더 단호하다.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다는 듯이.
그래서일까. 나는 유독 월요일 앞에서는 조금 긴장하게 된다.
그 친구는 늘 너무 일찍, 너무 정확하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한다.
“이번 주는 좀 더 다르게 살아봐야지?”
“계획은 세웠어?”
“주말은 잊고, 다시 시작하자.”
좋은 말이지만, 그게 꼭 위로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조금은 가혹하고, 조금은 성가시다.
나는 매번 월요일을 피하고 싶었다.
눈을 감고 알람을 끄고, 이불속에 더 오래 숨고 싶었다.
달력을 보며 괜히 한숨을 쉬고, 커피를 진하게 마시며 버티는 척했다.
말을 건네지도 않았지만, 마음속에선 이미 몇 번이나 그를 밀어냈다.
지루하다는 이유로,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그냥 싫다는 이유로.
그러면서도 이상했다.
내가 가장 많은 다짐을 하는 날은 늘 월요일이었다.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고, 일찍 자고, 책을 읽고,
미뤄둔 계획을 다시 펼쳐보는 날.
결국 나는 그 친구에게 기대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말은 싫다고 해놓고, 속으로는 ‘이번엔 잘해보자’며 손을 잡는 식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요일은 나를 한 번도 다그치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에 조용히 찾아와, 아무 말 없이 곁에 앉는다.
설명도, 설득도 없다.
그저 ‘다시’라는 말을 꺼낼 용기를 내게 맡긴다.
말보다 단단한 기척으로.
그런 사람은 흔치 않다.
말보다 기척으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
가르치지 않고, 대신 묵묵히 곁에 있어주는 사람.
삶이 흐트러질 때마다
다시, 중심으로 불러들이는 사람.
월요일은 그런 친구다.
엄격하고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나를 신경 쓰는 친구.
정작 본인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사람.
그래서 이제는 그를 조금 다르게 본다.
월요일은 싫은 사람이 아니라,
싫어도 필요한 사람이다.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날 붙잡아주는 사람.
조용한 방식으로, 다시 살아보자고 말해주는 사람이다.
오늘이 월요일이다.
다시 어김없이 찾아온 그 친구 앞에서
이번엔 먼저 인사를 건네본다.
“또 왔네, 너.”
그리고, 조용히 마음을 고쳐먹는다.
다시 시작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