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당연히 맑고 따뜻해야 하는 거 아니야?
햇살이 거리를 부드럽게 덮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손끝에도 바람이 스치듯 지나가는 계절.
그게 내가 꿈꾸던 5월이었는데,
요즘 5월은 날씨가 자꾸 자기 역할을 까먹는다?

아침엔 춥고, 낮엔 좀 덥다가, 저녁엔 또 으슬으슬.
기온은 기온대로 오락가락이고, 바람은 왜 이렇게 분다냐.
이럴 거면 “5월입니다” 하고 당당하게 나서면 안 되지.
그냥 “사계절 중간쯤 되는 어딘가예요” 하고 조용히 있어야지.
하늘은 매일 구름 낀 회색빛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어, 비 오려나?” 하며 창문을 힐끔거린다.
비가 와도 그냥 와주면 고맙겠는데, 꼭 애매하게 오고.
우산 들고나가면 안 오고, 안 챙기면 쏟아지고.
이쯤 되면 날씨가 우리를 놀리는 게 분명하다.
옷차림도 골치 아프다.
반팔은 춥고, 긴팔은 덥고, 가디건은 귀찮고.
결국 아침마다 “모르겠다, 그냥 대충 입자”로 타협하면서 나선다.
그리고 나중에 늘 후회하지.
‘왜 이걸 입었지…’
게다가 주말마다 비 왔다.

봄꽃들은 눈치도 없이 흐린 날 다 져버리고,
소풍은커녕 ‘나가볼까?’ 했다가 돌아앉은 날이 한둘이 아니다.
달력은 봄 한가운데인데, 내 기분은 아직 겨울 쪽 어딘가에 머물러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든다.
언젠가는 바람도 적당하고 햇살도 기분 좋은,
그 '딱 그거지!' 싶은 5월의 하루가 오겠지.
마음이 괜히 가벼워지는 그런 날.
그래서 오늘도 얇은 겉옷 하나 챙겨 나간다.
5월이 끝나기 전에, 꼭 한 번은 그런 하루를 만나야 하니까.
안 그러면 괜히 억울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