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를 졸업합니다

6년만에 첫 인사이동

by 주스

똑같은 일상 중 하루였을 것이다. 잘 다녀오겠다고, 이따 저녁에 보자고 인사했는데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했다. 왜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불행한 결말의 주인공이 된 것인지 원망스럽다. 더 이상 나의 소중한 가족을 눈앞에서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본 어떤 죽음도 가볍지 않았고, 슬프지 않은 현장은 없었다.


무뎌지지 않았다. 사회부 기자라는 이유로 생전 한 번도 본 적 없는 누군가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다고 생각할 때마다 어깨가 무거웠다. '헛된 희생으로 남으면 안 된다', '같은 사고가 반복되면 안 된다', '고인도 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랄 것이다' 여러 이유들로 기꺼이 곁을 내주셨다. 그 마음을 놓칠새라 키보드에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썼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회부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팀에 다녀왔다. 힘든 줄도 모르고 경찰서와 현장을 뛰어다녔던 <사건팀>, 대타도 없이 매주 전국일주했던 '다시간다' <기획팀>, 서초동 문법의 행간을 읽느라 쩔쩔맸던 <법조팀>까지 결코 짧지 않은 6년을 보냈다.


그 사이 매년 연락드렸던 유족 분들에게는 더 이상 안부를 여쭈지 않게 됐다. 고인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보다 잊히고 싶은 마음을 후벼판 것일까봐 걱정이 됐다. 알량한 소명감이 도리어 상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이르자 먼저 연락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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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 지났지만 솔직히 '할 만큼 했다'라기엔 여전히 아쉽다. 하지만 '아쉽다' 한 마디로 퉁치기엔 이제 사회부 밖에서도 걸음마 한 번 떼봐야지 하는 설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뿌리는 사회부고, 새해에는 새 부서에서 두 발이 녹술지 않게 뛸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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