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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ik Kim Sep 29. 2015

아악 제초제가!

무너진 유기농업

어차피 돈 벌 것도 아니고 말아먹어도 상관없는 텃밭 농사..

기왕 농사를 하는 거면 제초제, 농약, 비료 암것도 안주고 농사를 짓겠노라고 마눌님에게 이야기 했었다.

그리고 적당한 솔루션도 찾아냈다.

지난 번에 적었던 농사이야기 에서 언급했던 자연순환농업 말이다.


책으로 정리된 건 없어서.. 카페에서 알음알음 글들을 읽고 개념을 정리하고, 제주 씨앗 모임 정모도 참석을 했다. 그리고 거기서 본대로 밭을 이리저리 가꿔보고 있었는데...


... 두둥....


옆집 할아버지가 제초제 분사 차량을 몰고 찾아오셨다. 우리 집 옆에 있는 텃밭에 내가 아무것도 안할 줄 알았는데 뭔가를 하고 있으니 안쓰러워서 도와주러 오셨단다. .... 심지어 본인 밭 일도 내팽겨두고 우리 밭에 먼저 제초제를 쳐주기 위해서 오셨단다...


"아니요~ 전 제초제 안칠꺼에요.. " 라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연순환농업을 하겠노라며 밭에 멀칭해뒀던 낙엽과 줄기들도 죄다 옆으로 치워버리고 제초제를 시원하고 꼼꼼하게 뿌리셨다... 


내 안에서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ㅜㅜ


그래도 감사하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육지 녀석이 와서 뭔가 해볼라고 바둥거리니 그거 도와주시는게 어딘가...밭 전체가 제초제로 오염(?)되고 나자.. 한 가닥 이성을 놓아놓고.. 밭에 비료도 뿌리고... 열심히 호미로 밭을 갈았다..;;

그리고 그 밭에 마늘과 감자를 잔뜩 심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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