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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ik Kim May 08. 2016

제주도 입도하기(a to z)

경험담

이 글은 제주도에 입도한지 2달째 되던 때에(벌써 작년 9월이네요) 모 카페 이벤트로 응모한 글입니다. :)

일부 수정이 필요한 내용들을 고쳐서 여기도 포스팅 해봅니다. 작년 글이지만 지금도 뭐 비슷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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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작하기

올해 4월에 퇴사를 하고 기왕 쉬는 김에 제주에서 쉬어보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행히 마눌님도 동의를 해줬구요. 수원에 살고있었는데.. 아파트 매매로 내놓은게 나름 좋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이사날짜는 7월로 잡았습니다. 


이제 제주에 집을 알아봐야죠!


해마다 제주에 여행삼아 오기는 왔는데, 거주를 목적으로 하려니 막막합니다. 주위 제주 출신 지인들은... 모두 제주를 왜 가냐며 말립니다 -_-; 몇몇 찬성하는 사람들은 제주 시내를 추천합니다.


근데.. 어차피 도시에서 아파트 생활만 해왔던지라 제주 시골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훗)

농가 주택을 구하기로 하고 일단 혼자 제주행 비행기를 탑니다.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대충 분위기를 살펴보고 .. 매주 와서 계속 매물을 살펴볼 요량이었습니다.


b. 집 정보 알아보기

사람들이 제주대학교 생활 게시판( http://www.jejunu.ac.kr/_2014/ara/life/01.jsp )을 보라고 하는데, 

저기 올라오는 정보들이 일단 원룸, 다세대 위주의 정보들이 많아서 .. 가족을 이끌고 가야 하는 제 입장에선 좀 안맞았습니다.


그리고 또 사람들이 추천하는 제주 오일장 신문이나, 제주 교차로 신문.... 신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ㅜㅜ..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다 집어가버린다더군요..어쩔수 없이 인터넷으로 봅니다.


제주 교차로 : http://jeju.icross.co.kr/index.php

오일장 신문 : http://www.jejuall.com/property/property.php

제주 부동산 중개조합 : http://www.ejeju114.com/contents/index.php?mid=01


하나 주의할 점은 제주 교차로에서 인터넷 매물과 실제 신문지면상 매물이 좀 차이가 있는거 같습니다. 불편해도 가급적 신문 이미지로 확대해서 하나하나 보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c. 집 돌아보기

농가 주택을 보려니 참 골치가 아픈게 부동산들이 죄다 제주시에 있어서 구매 의사가 확실하지도 않은 고객 1명을 위해 차 몰고 30~40분씩 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서도 미안하고.. )

그리고 제주 부동산들은 육지와 달리 매물 정보를 잘 공유하질 않습니다. 부동산마다 보유하고 있는 매물 정보가 다릅니다. 어쩔수 없이 오전, 오후 각 1~2건씩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신문보고 뒤져서 적당한 매물이 보이면 전화해서 번지 물어보고 혼자 가서 보고 오기도 하고..가끔은 부동산 업자분이 직접 나와서 소개해주기도 하고 하면서 봤습니다. .. 최대한 많이 보고 싶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에 농가 주택은 매물도 거의 없어서... 단독 주택을 더 많이 본 거 같습니다.

당시 돌아봤던 집들.. 재미난 건 마지막으로 봤던 집에 이사온 사람이 지금 첫째 딸 아이의 제일 친한 친구네에요. 지금은 거의 1주일에 2~3번 정도 저 집에서 죽치고 놀다 오죠 -_-; 



d. 집 돌아본 소감

제가 본 집들은 .. 집 문 열고 나서면 바로 2차선 도로가 있는 집이 너무 많았습니다. 5살짜리 아이가 있어서 그런 집은 사실 좀 꺼려졌는데, 제주분들은 별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시더군요 ㅜㅜ..

가급적 마을 안에 있어서 집 문 앞에서 놀아도 차 걱정없는 그런 집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집은 참 보이질 않더군요. 


그리고 .. 최근 2~3년 사이에 집값들이 워낙 폭등하다보니.. 평균가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집들을 여럿 보다보면 .. 땅이 몇평이고 집이 몇평이면 대충 평당 얼마 하는 식의 기준이 잡혀야 할텐데..

같은 동네에서도 비슷한 조건의 집이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편차가 너무 심합니다.


아.. 그리고 이 즈음에서 마눌님과 전화상으로 년세로 살기보다 그냥 집을 사기로 결정합니다. 

집 값들이 너무 오르고 있어서 년세 갱신 시점에서 혹시나 또 이사를 가야하거나 하면 더 힘들 것 같아서 입니다.


e. 덜컥 집 계약

이제 어느정도 분위기는 파악했으니 다음주에 다시 또 보러와야지 하면서 비행기 출발 전에 집을 하나 더 봅니다.

그런데....어?...

집 내부는 많이 낡았는데..예쁜 마당과 큰 창고, 그리고 텃밭까지 있는 대지만 250평짜리 농가주택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2박 3일간 본 집중에서는 가장 느낌이 좋습니다. 

어제 누가 집 보러 왔다가 1000만원 깍아달라고 했다가 안된다고 해서 계약 불발된 집이라고 합니다. 아저씨가 500은 깍아줄 수 있다고 합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냥 계약금을 바로 입금해버립니다. 계약금부터 쏘고 계약서 쓰고 있는데, 어제 보고 간 사람이 전화가 옵니다. 그냥 계약하자고.... 다행입니다..휴...좀 생각해본다고 하고 그냥 비행기 탔으면 ... 그 물건 나갔어요~ 라는 허망한 답을 들을 뻔 했습니다..;


제주도 농가는 사실 매물이 별로 없습니다. 농사 짓던 분이 굳이 이사를 갈 이유도 없거니와 집이 나오는 경우는 더 이상 농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혹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이 정도면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때나 나옵니다.

이 집의 경우에도.. 3년 전만해도 이 동네에서 이만한 크기의 집이면 8~9000만원에 살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ㅜㅜ..암튼 가격도 적당히 올랐고, 이 집에 원래 살던 분이 마을 안에 다른 집을 지어서 이사갈 계획이라 매매가 가능했었습니다. 


f. 리모델링 알아보기

집 사고.. 그 다음 주에 다시 또 내려옵니다. 이번에도 2박3일의 일정으로 이번엔 리모델링을 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현장에 오기 싫어하던(?) 부동산과 달리 리모델링 업자분들은 모두 현장에 잘 와주십니다. 이번에도 역시 오전 오후 1~2팀씩 여러분을 뵜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TV에도 나오는 인기 건축사분께 조언도 구해가며 열심히 구상을 해봅니다.


그런데.. 다들 세부 견적서를 안주십니다 ㅜㅜ...자기가 견적을 써주면 그 견적이 온 사방에 돌아다녀서 피해를 본다는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 ㅜㅜ..

육지에서 리모델링 공사만 4번을 했는데..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라 난감합니다.

일단 계약을 하면 세부 견적을 써줄수 있다고 하십니다....;;; 세부 견적을 받아서 비교를 해야 계약 여부를 결정할텐데..;;


어떤 작업을 어떻게 할꺼고, 자재와 사람과 기간이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모르는 상태로 계약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열심히 알아보다가 리모델링은 포기합니다. 그냥 집 수리하고 도배 장판만 하기로 합니다. 

여기 카페에서 알게된 분에게 공사를 맡겼습니다. 제가 현장에 있을 수가 없어서 그날그날 작업한걸 사진으로 전송해주기로 하고 말이죠. (으례히 시골집이 그렇듯이 작업을 진행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들... 이 계속 나타났고, 수리 비용도 처음 계약했던 것 보다 꽤 많이 상승했습니다. .... 입주 날자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라 더는 깐깐하게 하지 못합니다. 그냥 .. 믿고 .. 마음대로 하고싶은 공사 다 하세요~ 하고 백기를 듭니다 ㅋㅋ 그래도 거의 실비에 가깝게 열심히 진행해 주셨습니다. 공사비 상승한 부분은 말 그대로 사고였으니까요...;; )


이 리모델링 부분에서 육지에서 건너 온 사람들과 제주에 원래 있던 업자들 간 분쟁이 꽤 많은 편입니다. 서로 생각하는 퀄리티도 다르고, 작업 스타일도 다르고, 제대로 된 계약서도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라 문제의 소지가 많죠.  그래서 제주 업자가 집 고친다고 이것저것 철거해놨다가 집주인과 분쟁이 생겨서 그냥 나몰라라 하고 어디로 사라져 버렸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립니다. 필요 경비도 원래 이야기 했던 금액이 2배까지 올라가기도 하고 말이죠. 


g. 이사 업체 알아보기

이사 업체는 집 계약하고 바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사가 2~3달 이상 남았어도 그냥 바로 알아보는게 좋습니다. 제주 이사는 어차피 배로 이동하는 거라 하루에 이동가능한 물량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 혹시나 그날 이사가 몰리면 짐이 더 늦게 올 수 있습니다.


포장이사로 알아봤습니다. 사다리차 1회 사용에 5톤 차량 쓰는 정도로해서 육지 업체는 260~270 정도를 불렀고, 카페 제휴업체인 제주 트랜스는 250을 불렀습니다. 당연히 제주 트랜스로 계약합니다. 참고로 제주 이사는 1박 2일간 진행됩니다. 오늘 이사라면 이 짐이 전라도 완도까지 내려가서 거기서 다음날 배타고 넘어옵니다. 


아 그런데.. 제주 트랜스... 일이 너무 많이 몰려서 그런건지 견적을 받기까지 거의 10일이 걸렸습니다 ^^; ... 전화 준다고 해놓고 전화 안주기도 하고 .... 이래저래 밀려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이사는 꽤 기분좋게 했습니다. 서귀포 출신이라는 팀장님도 유쾌하시고, 일하는 분들도 친절하시고..



h. 차량 탁송하기

24만 키로를 달린 카렌스2 LPG를 타고 있었는데.. 이걸 그대로 제주에 가지고 가기로 결정합니다. 최소 2년은 쌩쌩하게 달릴 것 같습니다. 제가 이걸 또 몰고 완도까지 가서 배타고 들어갈 순 없어서... 차량 탁송을 신청합니다. 제주까지 탁송 비용이 .. 아 기억이 안납니다 ㅜㅜ... 17만원인가 ...;;

비용에 톨비는 포함되어 있지만 기름값은 미 포함입니다. 나중에 다시 한번 정산해서 입금해야 합니다.


탁송한 차량을 찾으려면 제주항 제6부두로 가셔야 합니다. 무턱대고 제주항으로 갔다가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0-;; 

제6부두로 들어서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차량 찾는데가 나옵니다.

(대략 여기서 좀 더 바다쪽으로 들어갑니다)


i. 이사하기

대망의 이사날입니다. 이날 아파트 매매 잔금을 받는데.. 생각해보니 제주 주택 잔금 날짜를 잘못 잡았습니다. 비행기타고 제주 공항에 도착하면 저녁 8시라.... 오늘 잔금을 치를 수가 없습니다. 부랴부랴 전화해서 잔금 내일로 미루자고 하니까 흔쾌히 OK 해주십니다. (휴)


포장이사지만 그래도 옆에서 알짱거려야 합니다. 일하는 분들 마시라고 캔커피랑 물도 사다가 드립니다. (이정도는 예의입니다)


정말 이 동네랑 안녕입니다. 첫째랑 둘째가 모두 이 동네 살때 태어난 지라 왠지 애틋합니다. 

짐을 보내고 저희 가족도 뱅기를 타고 제주로 향합니다. 탁송을 보냈던 차량은 그 전에 미리 한번 가서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워놨습니다. 탁송을 미리 보낸 이유는 밤 비행기라 혹시나 당일 탁송을 받게 하면 .. 차량을 못찾을까봐 그랬습니다..;;( 그리고 기상 악화로 배가 못뜰수도 있고... 등등.. )


j. 이사하기(2)

이튿날 다시 대망의 이사날입니다..;; .. 

짐이 오후 3시경에 온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아파트에 있던 짐들이라 시골 주택에 들어가려니 사이즈가 애매한 게 좀 있습니다. 뭐 어떻게든 구겨넣었습니다 ㅋ 역시나 여기 직원분들도 친절합니다. (.. 저 직원 아닙니다 ㅋ )

... 이삿날에 짜장면을 먹어줘야 하는데... 이 동네 슈퍼도 없고, 중국집도 없습니다..;;


k. 동네 지리 익히기 및 인사하기

전.. 사실 저희 큰집 같은 시골 분위기를 생각했습니다. 근데..여기 시골분들은 좀 많이 바쁘십니다. .. 새벽부터 밤까지 일을 하시느라.. 동네에 사람이 안보입니다.. 바로 옆집도 항상 사람이 없습니다 -_-;

이사 왔다고 인사를 할라고 해도.. 사람이 안보이니..아침 저녁으로 애들 데리고 동네 산책을 나갔습니다. 보이는 사람마다 모두 꾸벅 인사를 합니다.


낯선 사람이 인사하면 경계를 하면서도.. 역시나 애기가 있으니 할머니들한테 통합니다 ㅎㅎㅎ

누구네 아들이냐고 물어들 보시는데..그냥 집 사서 새로 이사온 사람이라고 인사합니다. 


옆집 할머니가 이거 먹으라고 마늘도 한무더기 주시고, 다른 집 할머니는 수박도 주시고.. 

....다들 젊은 사람이 시골에 뭐 해먹고 살라고 내려왔냐고 걱정들이 태산입니다 .. -_-;;


암튼 그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적어보니 별 내용은 없네요 ㅋㅋㅋㅋ

Z까지 채우지도 못하고 ㅜㅜ...



이제 입도 2달째인데..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5~7세 전체 인원이 8명인 첫째 병설 유치원도 마음에 들고, 둘째 애기 아토피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만 시골 생활이 한가하진 않네요. 풀도 뽑아야 하고, 집에 100평 정도 되는 텃밭이 있는데 거기에 뭐라도 좀 심으려고 바둥거리고, 구석구석 손볼데도 있고... 그래도 재밌게 지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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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 글을 적은게 작년 9월경. 지금은 이때와는 조금 기분이 달라졌습니다.

 그건.. 다음 글에서 적어보죠 ..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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