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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소비일기

오랜 다짐

소비일기 (2) 20년 1월

by 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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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지금은 개인 스튜디오 형태로 일하고 있다. 사실 프리랜서일 때나 사업자로 일할 때나 결국 혼자 꼼지락거리며 디자인을 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사업자’가 있으면 내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에서 조금 더 쉽게 받아들여 주는 것 같다. 카드 발급이 쉬워지고, 대출도 조금 더 용이해진다. 대신 세금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늘어나기는 한다.


개인 스튜디오를 시작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별다른 계획 없이 우연히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여전히 구멍가게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일하고 있다. 그래도 ‘3년을 버티면 어떻게든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는 있었다. 그리고 2020년, 드디어 3년째 되는 해를 맞이했다. 새해 기념으로 팬톤 컬러칩을 하나 샀다.





예전에 테스트로 작업하다가 발행하지 않고 작가의 서랍에 두었던 글인데 벌써 5년이 지났다. 겨우 두번째 시도였지만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좌절한 기억이 난다. 소비일기를 쓰려는 생각도 참 오래되었는데, 올해는 좀 더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한다. 숲일기도, 소비일기도 모두 작업을 시작하던 초창기에 구상한것인데 5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중이 라니.


사실 10년 전에 생각한 일도 아직 못한 것이 수두룩할거다. 지난 일기를 뒤적여보면 그런 사실을 실감한다. 그러니 지난간 페이지를 다시 잘 살펴보면 좋겠지만, 다음페이지에 신경쓸 뿐 뒷페이지까진 돌아보지 못 하는 바쁜 일상. 생각이 흐르는 속도를 몸이 따르지 못하니 마음만 초조하다. 누군가 '아이디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아마도 조수용씨)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생각을 현실로 데려오는 길에는 좌절이 기본 옵션으로 깔려있는 건 아닌지. 작은 실패쯤은 멀리 던져버리고 가려고 했던 길을 가자.


일단 매거진을 만들었다. 매거진을 만드려면 영문주소가 필요한데 gpt의 도움을 받아 spendyday로 정했다. 매일의 소비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지만 내가 하루를 소비한 기록도 같이 담기길 기대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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