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번째 어떤 날
코로나로 공연이 취소되었다. 행사가 축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변경된 적은 있어도 아예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인쇄 직전에 말이다.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한 탓에 작업은 완성되어 있었다.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알리기 위한 시각물을 만드는 게 직업인 나는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않을 것을 만든 것은 처음인 것 같아 얼떨떨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요즘. 의욕을 가지고 뭔가를 하긴 어렵다. 계획을 세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할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한다. 그렇기에 분명 이 시간들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있겠지만. 일단 힘을 빼고, 차나 한잔 마셔야겠다.
요즘 나는 작은 돛단배에 누워
둥둥 떠다니듯이 지내고 있다.
가끔은 노를 젓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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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room_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