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는 옴짝달싹 못하고 역사책만 들여다봐야 하기에 오늘은 커피 한 잔을 하며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손에 들었다.
소설은 다소 지리했는데..
수필은 하나같이 가슴을 후벼 판다.
수필의 주제가 전부 어머니였기 때문이리라.
어머니!
글로 쓴들 노래로 부른 들 그림으로 그린들 그는 존재만으로 가슴 한 구석을 뻐근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엄마에게 언제나 함께 있을 것처럼 함부로 대한다.
뭘 가르쳐달래도 귀찮아하고 뭘 더 먹으래도 싫다고 하고..
아침에 엄마가 심은 나팔꽃이 피었다며 소녀처럼 행복해하시기에 겨우 일어나 고개만 쏙 내밀어 나팔꽃을 확인했다. 조금 있으면 꽃봉오리를 오므릴 테니 하릴없이 일어났다.
낮이 되니 엄마는 꽃이 졌다며 울상이다. 왜 벌써 지느냐며..
원래 나팔꽃은 아침에만 핀다고 설명했지만 엄마는 시무룩하다.
나팔꽃이 아침에만 피는 것은 엄마가 내가 아주 어릴 때 설명해 주었던 것이다.
아직은 엄마가 너무나 다양한 요리를 잘하시고 나는 요리하는 것만큼은 엄마한테 묻는 게 많은데..
언젠가 엄마가 요리하는 것도 내게 물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양념게장을 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엄마의 앙념게장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