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인우 Sep 14. 2020

작은 마음이 다른 마음을 위로하기를...

단발병 유발자가 되고 싶어?!

크리스마스의 선물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의 선물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소설입니다. 마지막 잎새도 좋지만 마지막 잎새는 너무 슬펐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은 부부가 가진 가장 큰 보물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발견하기에 좋았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머리카락을 잘라 팔아서 선물을 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는 긴 머리가 더 잘 어울리거든요.


어느 날, 지금 제 나이보다 훨씬 젊었던 시절의 엄마가 머리를 짧게 잘랐습니다. 아주 나중에서야 엄마가 머리카락을 팔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돈 얼마가 귀한 80년대를 우리 엄마들은 담담히 살아냈습니다. 엄마는 담담한 표정이었는데 정말 담담했을까요?



머리카락 기부


10년 전쯤에 배우 한지민 씨가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한지민 씨는 단발머리를 하고 환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얼굴도 예쁜데 마음은 더 예쁜 배우인 것 같습니다.


진짜 모발로 만든 가발과 화학 제품으로 만든 가발이 약간은 차이가 있는 모양입니다. 어린이들이 가발을 쓴 친구를 놀리기도 하고 어린 마음에 큰 상처를 받는 일들이 있나 봅니다. 한지민 씨는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어린이 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자 머리카락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하고 있었기에 저도 미용실에 갔습니다. 25cm 정도 잘라달라고 했고 원장님은 한참을 무언가 찾더니 30cm 자를 꺼내왔습니다. 단발은 싫어서 25cm보다 조금 길게 잘라 기부를 하였습니다. 귀밑 3cm 단발머리를 했던 여중 시절은 거의 트라우마로 남았었나 봅니다. 그래서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를 했습니다.



단발머리


바빠서, 코로나가 심해져서.. 여차저차 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가지게 되었네요. 미용실에 갔습니다.


“단발도 어울릴까요?”

“한 번도 안 하셔서 어색하실 수도 있어요.”


저도, 원장님도 10년이 지나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동시에 최대한 길게 잘라 기부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미용실을 10년째 다니나 봅니다. 원장님은 단발 트라우마를 날려 버릴 수 있게 매우 정성스럽게 커트를 해주셨습니다.


재단에서 이메일을 보내주셨네요. 바쁘실 텐데 감사합니다.

저도 단발병 유발자가 되어 보고 싶어 글을 써봅니다. 한지민 씨나 송혜교 씨처럼 단발머리가 잘 어울려서가 아니라 우리의 단발머리가 누군가를 응원하거나 위로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생각보다 머리카락은 빨리 자라더라구요.



위로와 기도


작은 마음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어린이들이 잘 치유되고 회복하기를 바라는 기도도 함께 담아 보냅니다.







작가의 이전글 논 뷰와 벚꽃 아메리카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