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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럼 대신 키보드 Oct 09. 2023

서울 사람들은 차갑다?

혼자만의 관찰에서 나온 소고 - 제 생각이 정답은 아닙니다.

흔하게, 지방에서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말 중에 하나가, 아마도 "서울 사람들 깍쟁이야."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물론 브런치에서도 서울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비하를 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기 때문에 읽기 전에 오해부터 하지 마시라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다. 내가 서울 사람들을 유일하게 아주 그나마 가까이에서 관찰해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군대였다. 유독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었고, 그중에서 가장 기억나는 사람은 나의 맞선임, 원래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었다. 쓸데없는 오지랖은 없대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 표정 변화는 별로 없어서 조금은 차가워 보이는 그의 인상이 내가 기억하는 이미지다. 


상경 후, 앞에 이야기에서 말한 카페라던지 다른 여러 장소에서 여러 개의 일들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뒤에 서울 사람들에게 대한 공통적인 이미지가 생겼다.


첫 번째, 오지랖이 지방 사람들에 비해 없다. 한마디로 하면 선을 넘는 사람이 적다. 물론 그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에 대해서 크게 애정이 없다던지 관심이 없다던지 이런 이유도 있겠지만, 난 적당한 관심이라고 좋게 표현을 하고 싶다. 조금 가까워져야 묻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주로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아직까지도 초반에 무례하게 "나이"를 물어보고 다짜고짜 말을 놓는다던지, 가족 관계를 이거 저거 물어본다던지 "결혼할 나이가 되었네?", "대학교 어디 나왔니?", "사는 곳 어디니?" 라던지 초면에 다짜고짜 관심이라는 말로 포장을 한채 상대의 정보를 무례하게 이리저리 쑤시고 평가하기 일쑤다. 이거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대다수는 그랬다. 젊은 20~30대 세대에서는 요즘에 지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더라도 이런 쓸데없는 오지랖과 무례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보기 체감상 예전보단 보기가 힘들어진 거 같다. 정리하자면 일로 만난 관계라고 할지라도 공과 사가 확실한 사람들이 지방 사람들 보다 많다.


두 번째, 자기가 사는 동네를 말하기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거는 몇몇 분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는 있겠지만, 내가 보고 느낀 것을 그냥 적겠다. 지방에서는 동네가 워낙 작기 때문에, 주로 "어디 사니?"라는 질문에 "○○ 아파트에 살아요"라는 대답이 날아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은 뭐 워낙 크고 경기도에서도 서울로 긴 출근길을 왕복을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아파트로 대답을 하는 경우는 아예 못 봤지만, 빈부격차가 어디보다 큰 곳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서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사는 동네가 그다지 좋은 곳이 아니면 사는 곳에 대해 말하는 거에 머뭇거리거나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이 부분을 느끼고 나서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 물어보니 본인도 어렸던 중학교~고등학교 시절 때 누가 집을 물어보면 "아 저기 여의도 좀 지나서요 음~~ ○○지나서 쯤이요" 뭐 이런 식으로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진 않고 이야기를 한 경험들이 있다고 말해줬었다. 분명히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는 사람은 "아 거기 사는 거면 좀 사는 집이겠구나"라는 등 본인은 순수한 궁금증에 질문을 했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평가를 할 테니까. 근데 이 말인즉슨,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은 지방 사람들보다 다양한 동네와 본인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을 빨리 접하고 그들과 다른 벽을 빨리 느끼기 때문에 열등감을 어릴 때부터 갖기도 쉽다고 볼 수도 있다고 난 판단한다. 아무튼 난 그 이후론 누구에게도 "집이 어디냐고"라는 질문은 상대방이 나한테 먼저 묻기 전까지는 하지 않는다.


세 번째, 만남과 이별에 있어서 비교적 쿨하다. 이성 간의 만남을 의미하는 건 전혀 아니다. 지방 같은 경우 서울에 비해 좁은 관계 특성상 부당하거나 무례함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이해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참는 사람이 많다. 서울은 반면에 넓고 더 많은 수의 사람들 그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아니다 싶은 사람과의 관계를 억지로 끌고 갈 필요가 없다. 이 말인즉슨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이야기다.


네 번째, 위에 적은 말들을 정리한 하나의 단어가 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개인주의다. 그런데 지방 사람들의 경우 서울 사람들을 겪어보고 이기주의다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인 사람들도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기주의에는 똑같이 이기주의로 대하면 되기 때문에 알고 보면 감정이 상한 거지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본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비교적 그런 이기심에서 나오는 액션들을 보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으니까. 


다섯 번째, 지방에 살면 무조건 자기 집안보다 살림이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우물 안 개구리들도 있다. 서울 밖으로 나가는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처럼 마찬가지다. 


여섯 번째, 사투리나 억양이 강하지 않으니 비교적 말투가 부드럽다. 억양이 강하지 않아도 목소리로 인해 억세게 보이는 사람들도 있으나, 대체적으로 말투가 부드럽다. 그리고 경상도 사람과 특히 비교를 해보자면, 표현을 잘하지 못하고 딱딱한 사람이 적다. 주말에 사람이 많은 한강에 가서 테이블에 앉아 주변 커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인지 부드러운 말투지만 가끔은 낯 간지러운 소리를 잘하는 남자들이 많다. 여자들 입장에서 표현 잘 못하고 딱딱한 남자들 보다가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의 서울 남자들 보면 안 설렐 사람이 있을까? 하하하하하 


일곱 번째, 손해를 잘 보지 않는다. 술집에서 같이 술을 먹다가, 조금 모자란듯한 느낌을 받아 안주를 시키려고 할 때 다들 돈을 본인이 낼까 봐 안나서고 있을 때, 경상도 사람이 나서서 먹다가 남기면 되지라고 나선다는 이야기를 누구한테 들은 적이 있다. 그 정도로 시원시원하게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경상도 사람과 달리, 서울 사람들은 분위기를 잘 파악한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본인이 손해를 볼 거 같으면 나서지 않는다. 이건 무조건 나쁘게 볼 게 아니라, 경상도 사람이 좀 배워야 할 점이라고 본다. 지방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는 왜 이렇게 계산적이지? 겉과 속이 다르니 뭐니 이럴 수도 있지만 살아가는 데에 손해를 보지 않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하하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대인관계에서도 계산이 확실하다. 좀처럼 다 큰 성인들끼리 어릴 때만큼이나 친해지기 쉽지 않은 건 당연한 소리지만, 특히나 더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모든 거에는 다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서울은 타지에서 연고 없이 올라간 사람들에게 큰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도 생각한다. 비싼 월세 그리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야만 하는 일정 속에서 남에게 베풀 여유를 가지긴 쉽지 않으니까.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서 정착한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그렇게 변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바쁜 도시의 서울. 그런데 초반에는 이렇게 서울은 개인주의야 라고 생각을 했지만, 몇 년 장기간 살아보신 분들은 다 알거라 생각한다. 처한 환경에 따라 사람은 바뀐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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