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인데 마치 하나인 것 같은 시간을 보내다가, 비로소 네모난 방 한 칸에 혼자 들어서면
결혼이라는 것이 궁금해진다. 하나였는데 둘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일까 하고.
내가 오른발을 한 걸음 내딛으면 같이 오른발을 디뎌주고,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재빨리 내 왼 편으로 가 서는 사람과 함께하는 인생은 어떤 것일까 하고.
인생에서 내가 내릴 선택들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그걸 4년 동안 지켜내는 사람과의 하루는 어떤 것일까 하고.
단 한순간도 날 의심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내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았던 사람과의 삶은 어떤 것일까 하고.
알면 알수록 끝이 어딜까 싶을 만큼 사람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할 줄 아는 사람과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 하고.
종종 나는 미래에 대해 장난 섞인 태도로 말하지만, 철저하게 자신이 지킬 수 있는 말만 내뱉겠노라고 말하는 사람과의 약속은 어떤 것일까 하고.
문득 내가 겁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도피하고 싶은 것일까,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생각도 하지만 또 자신감이 넘쳐 세상을 끌어안고 싶어 질 때도 당신과의 시간이 기대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제 나는 나 혼자만인 미래를 생각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그 선택을 하게 되든, 혹은 하지 않게 되든. 지금 삶에 희망이 있어 참 다행이다.
용기가 생기면 이 글을 보여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