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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쥬쥬 Dec 03. 2018

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생각의 힘에 대하여

'시크릿'이라는 책이 광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꽤나 오래전이지만 지금도 책 표지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책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끌려온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메시지는 사람들의 이목을 단숨에 끌었으나, 영적인 믿음(?) 같은 것이 턱없이 부족한 나는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치부하고 책을 일찌감치 덮어버렸었다.


여전히 이 책이나 어떤 영적인 힘에 대한 없던 믿음이 생겨난 건 아니지만, 이 책을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나 역시 '생각의 힘'에 대해서는 신뢰를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이 최근 많아졌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일지도 모르겠으나 사소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것이 종종 현실로 이루어졌고, 그 사실을 발견했을 때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지게 되었다.




#1. 대학 입시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입시 공부를 열심히 했다. 고 3이 되면서 나는 내가 원하는 전공으로 유명한 세 개 정도의 학교를 목표로 삼았는데, 사실 그 학교들은 전부 당시의 내 점수보다는 높은 곳에 있었다. 성적이 기대했던 것만큼 가파르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나는 목표를 수정하 않았다. 간간히 내 성적을 궁금해하던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이 뚜렷하게 생각난다. "XX대(내가 가고 싶던 세 번째 학교)까지만 가면 재수 안 하려고". 대체 무슨 배짱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왠지 내가 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자신감과 배짱 하나로 1년 간 열심히 공부했고, 결국 XX대의 입학통지서를 받았다. 나중에 엄마와 그때 그 이야기를 뒤돌아보며 OO대(그중 가장 높은 학교)라고 할걸... 하고 농담하며 웃기도 했다.



#2. 영국 여행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난 후, 나는 영국에 완전히 빠졌다. 타향살이가 쉽지는 않았지만, 영국이라는 나라가 너무나도 좋았다.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매일 앓다가 '앞으로 3년에 한 번씩만 런던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꿈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학교생활, 취업준비, 졸업을 거쳐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첫 휴가에는 엄마와 함께 남부 프랑스에 가게 되었고, 돌아오는 길에 런던에 들러 3일 정도를 보낼 수 있었다. 그저 나는 런던에 다시 간다는 사실만으로 엄청 신났었는데, 우연히 싸이월드에 남긴 일기를 통해 내가 런던에 오게 된 것이 정확히 3년 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전혀 계획하지도, 의식하지도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또 3년 후, 나는 여름휴가 중 일부를 다시 런던에서 보냈다. 내년에는 과연?


내가 5년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 (아를엔 못 갔다...)




#3. 해외 출장

한 때 나의 꿈은 해외를 누비는 글로벌한 커리어우먼이 되는 것이었다(그런 목표를 가진 사람 치고는 외국어 공부를 소홀히 한 탓에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유치하지만 어릴 때는 TV나 영화에 나오는 멋진 사람들처럼 외국인들과 미팅하고, 정장을 입고 세계의 도시를 거닐고,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천루에서 일하는 것을 종종 상상하기도 했다. 회사에 입사하면서 이런 꿈은 멀어져 갔고, 나 역시 이런 비현실적인 꿈을 노래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신기하게도 이런 기회가 나에게 찾아왔다. 내가 새로 발령받은 팀은 해외 출장이 꽤나 많은 곳이었는데, 우연히 조인하게 된 출장에서 내가 꿈에나마 그리던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나는 런던의 투자자들과 미팅을 하고, 홍콩의 유명 오피스들을 방문했으며,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식사를 했다. 나는 단지 상무님의 의전과 서포트를 위해 동행했을 뿐이었지만, 내가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화려한(?) 순간들을 실제로 경험하게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놀라웠다.



#4. 퇴사

퇴사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도 많이 쓰고 있듯이, 나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사직서를 가슴속 한편에 항상 두고 있었다. 오늘 당장 실행하지 못하더라도, 지금은 용기를 내지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꼭 퇴사할 것이라는 다짐이 한순간도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 퇴사가 내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만 한 것인지 아직 판단할 수는 없으나, 내가 과감하게 회사를 떠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확고한 생각, 그 생각으로 인한 철저한 마음의 준비 덕이었다.




이 외에도 내 생각대로 이루어진 것들이 더 있고, 또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테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쉽고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고, 또 단순히 결과론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일들을 내가 마치 대단한 현상처럼 꾸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생각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믿고 싶다. 그 이유는 '생각의 힘'이라는 것이 주는 영향 때문이다. 내가 생각의 힘의 결과라고 믿는 저 일들이 사실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한다고 해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입시 시절에는 후회 없을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고, 런던에 너무나도 가고 싶었기에 몇 날 며칠을 뒤져 런던을 거쳐 올 수 있는 비행기표를 구할 수 있었다. 나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충분히 노력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나를 이끄는 역할은 온전히 '나의 생각'이 했다.


종종 우리는 목표를 높게 잡으라는 조언을 듣는다. 나는 이 것이 '생각의 힘'과 결국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은 엉뚱하지만 책 '시크릿'도 어느 부분에서는 비슷하다. 내가 때로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 같던 일들을 나의 생각으로 표현하는 순간,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의 힘을 믿으면(실제로 되든 안되든), 나는 못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보다는 꿈꾸게 되며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러한 태도의 변화만으로도 나는 자신감과 추진력을 얻는 것이다.


어쩌면 미신 같고, 어쩌면 뻔한 자기 계발서 같은 이런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이유는, 내가 다시 한번 '생각의 힘'을 믿고 추진해야 할 순간이 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고, 그 방향을 향해 열심히 달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몇 년 후, 다시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의 위력'에 대해 감탄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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