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숙소 추천- 플레이스캠프
퇴사를 하자마자 제주도에 갔다. '퇴사 → 제주도'는 마치 공식과도 같은 듯하지만 그런 건 개의치 않았다. 회사를 다니는 내내 세계일주를 꿈꾸었던 나였지만, 막상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는 이상하게도 세계여행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마음 편한 곳에서 쉬면서 머리를 비우고 싶을 뿐이었다(아-무런 생각도 안 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장소였다.
나의 로망은 어디 마을 곳곳에 숨어있는 시골집 같은 곳이었고, 볕이 잘 드는 마루나 야외 평상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서 책을 원 없이 읽었으면 했다. 파티를 여는 게스트하우스나 누군가와 방을 공유하는 형태는 안되었다. 밤을 꼴딱 새우면서 마땅한 장소를 찾아봤지만 마음에 드는 곳은 이미 풀북이거나, 몇 개월 단위의 장기투숙을 요구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싸거나했다. 쉬러 가자고 되려 스트레스를 받는 꼴이었다.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반 포기상태로 호텔 예약사이트를 뒤지던 중, 가격도 저렴하고 신기한 컨셉의 장소를 발견했다. 바로 플레이스캠프(Playce Camp)였다. 더 이상 제주도 숙소들은 꼴도 보기 싫었기에, 우선 2박 3일을 예약하고 떠났다. 좋으면 가서 연장하면 되지.
우연히 발견한 이 곳은, 놀랍게도 정말 나 같은 사람에게 최적의 장소였다!!!! 나는 힐링하러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늘 이 장소를 추천하고는 하는데, 항상 '어른이를 위한 요양원'같아...라고 덧붙인다.
방은 작지만 철저히 독립적인 공간에 개별 화장실까지 딸려있으며, 잠시 나갔다 돌아오면 늘 말끔히 청소가 되어있었다. 티비가 없는 것도 나에게는 장점이다.
이 안에는 없는 게 없다. 핫한 카페 도렐에, 베이커리, 식당, 그리고 펍도 있다. What else?
매일 아침 요가를 하고, 또 다른 클래스/액티비티를 하고 있자면 진짜 요양원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ㅋㅋ)
자전거를 대여해서 근처 오조리 마을이나 성산일출봉, 하도리까지 달릴 수도 있고, 주차장에 쏘카존이 있어서 언제든 차를 빌려 이동할 수도 있다.
주저 없이 나는 예약을 연장해서 더 지냈고, 돌아올 때는 되려 내가 처음 찾았던 숙소들이 예약이 불가했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했다. 아마 몸과 마음이 지쳐 또 혼자 제주에 가고 싶어 진다면, 내 선택은 또 여기다.
마치 광고같이 쓴 것 같지만.... 절대 광고가 아니고, 갑자기 또 가고 싶어 져서 쓴 후기입니다.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 제주도에 가신다면 꼭 가보세요, 두 번 가세요. (*참고로 17년 9월에 방문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