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예정된 출사를 나갔다.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여러 명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카메라와 함께하면 더 부지런한 모양이었다. 거의 대부분 열중하며 사진 찍는 모습들이었다. 오늘도 연습과 함께 소소한 작품들이 탄생하게 될 듯했다.
젊고 예쁜 선생님이 이끌어 주시며 사진 찍는데 마음을 모두 뺏기느라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30장을 찍어도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2장 골라내기 힘든 걸 알면서도 카메라 뷰파인더로 단풍으로 물든 풍광을 보며 작업했다. 배가 고픈 줄은 한 분이 점심 같이 먹고 가려고요 하며 얘기할 때에 알았다.
맛집으로 가깝게 이동해서 몇 명이 먹으면서도 사진 찍기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제로 나섰다. 뭐 생각대로 잘 찍으면 좋겠지만 단 시일에는 힘들고 넘치는 경험과 카메라를 다룰 줄 아는 기술 등등을 동반해야 베테랑이 될 수 있다는 얘기들을 했다. 차도 마시면서 같은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같은 장소 같은 사물을 보고 카메라를 손에 든 각각의 추구하는 면이 같지 않았다. 마치 같은 무대에서도 1층과 2층과 무대 옆에서 보는 것이 다르듯이 시선이 확연이 달랐다. 좋은 사진을 찍는다는 건 다른 사람과 똑같지 않고 톡톡 거리는 개성을 가지고 있어야지 나름 흡족할 듯했다.
인천동구청 화도진 문화원 노동자의 길 함께 걷기에서
이쪽 방면은 전혀 다닌 적이 없는 곳이었다. 한 20명 정도 함께 걸으며 설명을 들으니 지나가는 분들이 묻곤 했다. 무슨 일을 하시는 건가요? 1930년부터의 간척지에 아파트가 있고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었다. 설명을 인천시립박물관에서 나오신 분이 하시는데도 전혀 실감 나지 않는 느낌이었다.
송현 자유시장을 1980년대까지만 해도 미군 PX에서 빼돌린 군용 물자, 수입 제품, 양담배 등을 취급하는 양키시장이라고 불렀다고 들었다. 그리고 미림극장, 인천 공작창, 도시산업선교회, 도쿄 시바우라 전기 인천공장, 조선 기계제작소 사택, 조선 기계 자작 소 인천공장, 동일방직 인천공장, 삼화제분 인천공장을 들러보는 함께 걷는 시간이었다.
실감 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수입제품을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직구하는 시대 이어서일까... 1980년 그런 물건을 빼돌려서 팔았다니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동일 방직공장과 사택이었던 곳을 지나 거의 마무리에서 벽화를 그리는 장면을 만났다. 설명을 못 듣더라도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런 장면을 쉽사리 만나긴 어렵기에 나는 일행과 떨어졌다.
사진 찍고 찍고 잠시 쉬는 중에 일행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멀지 않다고 하는 인천역 차이나타운까지 맛있는 거 먹으러 힘겹게 또 걷게 되었다. 카메라 가방 들고 돌아오는 길에는 무겁다고 늘 느꼈다.
강화 라르고빌 카페에서
특별한 뷰가 있다는 홍보문구를 인터넷에서 읽고 지도를 검색했다. 강화도 서남쪽 끝부분에 리조트와 카페가 있었다. 하루를 선택했는데 마침 날씨가 바람을 동반하고 추워졌다. 차를 운전해서 달려갔다. 그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어서 가는 길에 강화도 전등사 남문도 지나쳤다.
도착해서 보니 사진 뷰가 있긴 했으나 바람이 불어서 삼각대를 놓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사진 찍을 때 상당히 중요한 날씨가 방해를 하고 있었다. 카페로 들어가니 바로 창문 밖에 바다가 가까이 보였다. 테이블에 앉아보니 솜사탕 같은 구름이 조금씩 움직이는 게 선명하게 보였다. 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며 만끽했다. 실외 좌석이 있지만 바람이 심해서 조심하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
카메라 들고 사진 찍으려고 할 때는 날씨와 하루 중에 어느 시간대 인지도 중요했다. 오전에는 전혀 좋다고 볼 수 없을지라도 저녁 시간 때에 좋을 수도 있기에 가깝다면 또 그곳을 카메라를 들고 갈 수도 있다. 그리고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서 기다리는 것도 중요했다. 순간을 포착해야 작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