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좌에 가서 늘 그 강의만 듣고 하던 나로서는 사진반에서 수업을 할 때만 기다릴 뿐이었다. 사진강좌에서는 오전 수업이니 야경사진을 다룰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확실히 배울 수 없을까 하고 궁리했다.....
그런데 야경사진은 늘 망칠까 봐 자신 없어하던 부분이었다. 거의 망치기 일수일 때가 다반사였다. 매번 흔들렸기 때문에 포기상태였다. 가끔 사진을 아주 잘 찍으시는 그분은 나에게 찍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어떻게 찍었을까 할 정도의 실력의 소유자였다. 어느 날 저녁 그분을 우연히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 바로 카메라를 들고 실습을 실행했다. 충분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정말 아까운 재능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삼각대 위에다 카메라를 장착하는 것부터 장노출이 진행될 때 절대 카메라를 움직이지 말 것 등 강력한 과외수업을 받게 되었다. 야경사진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나서 거의 10~30초 정도 카메라가 빨간불만 깜박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시간 동안 빛을 흡수하느라고 찰칵하고 찍히지 않은 채 빨간불만 깜빡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만 삼각대를 들어 버리고 말았다. 기다리다 초조해지기도 했지만 그 다리 난간 아래로 카메라가 떨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완전히 흔들리고 망치고 말았다. 다시 몇 번의 시도를 해 보다가 드디어 성공한 것 같았다. 야호!
일단 잘 찍힌 야경 사진이 들어있는 카메라를 들고 지치고 피곤한 몸을 걸어서 돌아왔다. 지쳤을 때는 더 무겁게 느꼈다. 그때는 그 야경사진의 공식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 youtube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youtube에서 야경사진 잘 찍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몇 가지를 보고 듣고 나서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필수 카메라를 삼각대로 고정후
AV 조리개 우선 모드로
ISO 감도는 낮춰서 100
F값 조리개는 조여주어서 16~22
2초 타이머를 카메라에 세팅하거나 릴리즈 사용
(셔터 누를 때 순간 흔들리기 때문에)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고 장노출의 상황을 기다린다.
카메라를 절대 움직이면 안 된다.
(야경을 감상하며 기다린다)
10~30초 정도 지나고 찰칵하고 찍힌다.
잘 찍혔나 디지털 화면을 확인한다.
정서진 간조 때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 늦은 오후에 그곳에 도착했다. 두 시간쯤 기다린 후에 바닷물이 서서히 빠지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지고 영종대교 휴게소에서 나왔다. 때마침 일몰 시간이어서 강화도 마니산으로 해가 넘어가는 모습도 찍기 위해서 좋은 자리에 삼각대를 세웠다. 그런데 구름이 많아서 정확한 일몰을 카메라에 담지는 못할 것 같았다. 다시 한번 더 오더라도 오늘의 모습도 담아야 했다.
야경 찍을 때는 과외를 받은 덕분에 혼자서 삼각대 세우고 모든 세팅 척척했다. 셔터 누르고 장노출을 기다렸다가 잘 찍는다고 하고 있을 때에 모기들이 사정없이 여기저기 팔다리 등 쏘아대기 시작했다. 저녁시간 바다 근처의 모기들이 바로 눈앞에서 막 날아다니는 게 보였다. 모기들은 왜 나를 좋아할까? 손으로 휘젓다가 하마터면 카메라를 건드릴뻔했다. 그런 와중에 몇 장 잘 찍혔다.그런데 모기에 물린 팔다리는 가려워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바로 운전하고 와서 약을 발랐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지만 멋진 야경 찍느라고 모기에 여러 군데 물리는 상처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