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듯 들렸다. 나를 보러 오라는 인사말도 함께 꽃들이 합창하는 소리가 아주 예쁘게 들렸다.
인터넷에서 글이나 사진을 보면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 놓고, 가서 보곤 했는데 이곳이 추석 지난 후에
내 메모의 한 장이었다. 카메라를 챙겼다. 삼각대도 챙겼다. 풍부한 감성도 챙겼다. 잘 될까?
마음먹고 가는 장소이니 사진도 잘 찍히면 금상첨화일 텐데.....
주말 아침에는 출근을 많이 안 해서인지 운전해서 가기도 훨씬 나았다. 막히지 않으니 시간도 절약되었다.
도착해서 보니 주차장도 '양주 국민체육센터' 근처에 있었다. 아주 넓게 주차공간이 조성되어 있었고 안내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곳 양주에 몇 년 전에 만들어진 나리 농원이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3년 만에 다시 개장했다고 했다.면적이 얼마나 될까? 꽤 넓었다. 꽃밭들이 말끔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카메라 꺼내고 삼각대도 설치했다. 입구부터 색색의 장미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 주황빛 황하 코스모스, 붉은색 분홍색 흰색 천일홍, 여러 가지 색의 들국화, 아직 초록의 핑크 뮬리, 가우라, 팜파스 글라스, 수수, 조 그런 열매도 있었다. 그중에 천일홍이 나의 마음을 빼앗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진 찍으며 천일홍 넌 어떻게 그렇게 생겼니? 하며 대화도 했다. 그 꽃의 꽃말은 '변치 않는 사랑'이라고 했다.
카메라 들고 작업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목이 마른 줄도 모른 채 아무도 어느 것도 의식하지 않으며 사진 찍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넓은 장소를 걷고 걷고 삼각대로 카메라 고정했다가 다시 카메라만 들었다가 찍고 또 찍고 그렇게 했다. 나의 모든 감성을 카메라 뷰파인더를 통해서 렌즈에 쏟아부었다. 혼신에 힘을 다했다. 그러는 시간 도중에 친구들끼리의 즐거운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도 몇 번쯤 받았다.
새벽시간이 아닌데 구름이 여기 있다고 햇빛을 가려주어서 사진에는 다행이었다. 흐린 날 구름이 많은 날이 사진 찍는 것도 좋고 사진이 잘 나왔다. 사진에는 빛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자연광을 적절히 활용해야 했다. 몇 시간이 지나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은 나를 힘겹게 만들었다. 많이 덥게 느꼈다. 해가 높게 떠올랐을 때는 실외 사진을 찍는 분들은 잠시 쉬곤 했다.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겸 감상해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이렇게 잘 조성하기까지 시간도 기술도 필요하겠다 생각하며 천천히 관찰했다.잘 가꾸어진 꽃들이 자태도 아주 예쁜 모습들이었다. 줄줄이 꽃들이 음의 높낮이를 나누어서 합창하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꽃들이 아직 덜 핀 곳이 많이 있었다. 핑크 뮬리는 아직 초록으로 핑크색으로 되려면 더 기다려야 할 듯했다. 9/23 ~24 양주 천일홍 축제이고 10/20 까지만 개장한다고 했다. 꽃이 더 만개할 때 한번 더 다녀가야겠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챙겨서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한 꽃들이 얼마나 더 예뻐졌나 다시 가서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