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를 벗고
그 세계가 전부인 줄 알았다.
어둡지만 춥지 않고
바람 불어도 추락하진 않는
겉보기에 안전한
은신처 같은 껍질
그 세계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숨이 막히고
움직이려 할수록 온몸이 조여와
틈과 틈을 비집어야 하는
우물 같은 껍질
이것은 직감.
여길 벗어나야 내가 살 수 있음을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빛을 향해 나아가야 함을
틈새 바람에 한숨 돌린 후
뒤돌아보지 말고 달려가야 함을
비상(飛上)이 아니면 곧 죽음임을
다 내려놓고
더 가벼워져야
원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