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온다는 것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방문객
예전엔 몰랐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게 어떤 무게감을 갖는지.
이젠 알 것 같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내 인생의 무게만큼 그 사람 인생의 무게를 지고가는 것임을.
예전엔 몰랐다.
그 사람 자체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이젠 알 것 같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나 이외의 그 누구도 그 사람 이외의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임을.
예전엔 몰랐다.
사랑에 용기가 필요하단 사실을.
이젠 알 것 같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내 존재 안에 그 사람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임을.
다시 태어나 사랑한다면
나 닮은 사람을 만나
내가 걸어온 길과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의 접점에서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고 싶다.
속도를 조절하고 발걸음을 맞추면서 서로에게 나침반이 되어주면 좋겠다.
긴 인생길, 헤매지 않게.
길을 잃고 떠돌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