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소년(feat.하은)
가끔,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다.
씩씩하게, 분주하게 살아가다 갑자기 문득 세상에 혼자 떨구어진 느낌이 들며 다리에 힘이 풀릴 때.
그럴 때 누군가 내 곁에 살며시 다가와, '내가 있잖아, 네 편'이라고 속삭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 때 찾아 듣는 노래,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https://www.youtube.com/watch?v=Zt1KtUJjUrQ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이젠 괜찮다 했었는데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온 이 절망에
나는 또 쓰러져 혼자 남아있네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
괜찮다 말해줄게
다 잘 될 거라고 넌 빛날 거라고
넌 나에게 소중하다고
모두 끝난 것 같은 날에
내 목소릴 기억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니가 잘 되길 바래)
누군가가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네 편'은 '너를 무조건 신뢰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런 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법한 게 아니냐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당신은 한 번도 자신 이외의 사람을 조건 없이 믿고 사랑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군요'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의미하는 '내 편'은 나란 사람의 본성이 선함을 믿기에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을 신뢰하고, 혹여 제3자가 나에 대해 험담을 해도 사실 확인 전엔 쉽게 동의하지 않으며, 또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건 나라는 사람의 '인간적인 실수'이거나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내 존재를, 나의 인성을 조건 없이 믿는 사람.
또한 내게 객관적으로 흠결이 있다고 생각되면,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애정 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으며, 서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모색하고 그 길을 함께 가는 사람.
내게 있어 '내 편', 즉 내가 바라는 '그대'는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라는 범위에 한정되지 않으며,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겠다.
책모임을 함께 하는 지인에게 "우린 주파수 or 파장이 맞는 사람임을 서로 '알아본' 것 같다"라는 말을 전했을 때, 그녀가 보내온 메시지.
우분투(Ubuntu).
"당신이 있으므로 내가 있습니다."
찌릿하게 가슴으로 전해져 오는 사랑과 신뢰의 느낌.
따뜻하고 보들보들하고 몽글몽글한, 기분 좋은 느낌.
마음이 맞는 사람들, 좋은 인연들을 만나 함께 가는 인생길은 그리 힘들지도, 그리 두렵지도, 막막하지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다.
"이 지구 상 어느 한 곳에 요만한 바늘 하나를 꽂고 저 하늘 꼭대기에서 밀실을 하나, 꼭 하나만 떨어뜨리는 거야. 그 밀실이 나풀나풀 떨어져서 그 바늘 위에 꽂힐 확률. 그 계산도 안 되는 기가 막힌 확률로 우리가 만난 거다."('번지점프를 하다, ' 인우(이병헌 분) 대사 中)
그야말로 기가 막힌 확률.
'우주의 기운'으로 만났을 '우리'라고 부르는 사람들.
내 울타리로 감싸 안을 여러 명의 '그대'들과 함께 걸어갈 길, 그 길에서 좋은 인연으로 남고자 오늘도 분주했던, 내일도 어김없이 분주할 '나.'
담담하고 담백하게 행복한 하루가,
그렇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