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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Apr 15. 2017

봄날, 안면도 꽃지 바다에서의 일몰

일상 속 힐링 포인트

나이가 들면서 노련해지는 것 중 하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틈새 시간'을 포착해내고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기술인 것 같다.     


그 기술이라는 건 어찌 보면,

언제 어디서든, 그 어떤 경우에도,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그 순간을 만끽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점심식사는 가볍게 건너뛰고 회사 인근을 산책하며 벚꽃의 향연을 만끽한다던가,

구석진, 한적한 카페를 찾아 그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나만을 위한 점심시간을 향유한다던가,

퇴근길, 갓길에 잠깐 정차를 한 채 어스름한 ‘개와 늑대의 시간’을 즐긴다던가,

야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원효대교를 비추는 달빛의 환한 기운을 마음껏 흡수한다던가.   

  

일상 속, 곳곳에 숨은 에너지 충전소를 찾아내어 나만의 것으로 만드는 것.

그게 나를 지켜낼 수 있는 버팀목이자 삶을 이어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된다.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자면, 삶의 모든 순간, 나를 지켜내는 생명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회사일로 떠나온, 태안 안면도.

오랜만에 만난 서해바다.     


반가운 마음에, 30분 주어진 정리·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밖으로 나왔다.    

 

인적이 드문, 해질녘 바닷가.     

내 마음의 쉼터, 바다
소나무 & 낙조
4월의 sunset, 불그스름한 황금빛에 물들다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자연스러운 화음을 이루는 순간,

때마침 밀물 때와 맞물려

내 귓가에 ‘찰랑찰랑’ 들려오던 ‘물 들어오는’ 소리.     

일렁이는 파도 & 밀물 & 금빛 낙조

조금씩 조금씩 밀려들어오는 바닷물,

반 발자국, 한 발자국씩 물러나는 나.     

내게로, 네게로

다가서고 물러나길 반복하는 동안, 해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갈매기들이 인근 해변가를 낮게 날고 있었다.

안.녕.

    

짧지만 달콤한, 진한 사랑을 한 것 같았던 그 시간.

이런 느낌을 물아일체(物我一體)라 하는 걸까.     


깜빡거리던 빨간색 에너지 표시등이 파란불로 바뀌는 순간,

'이것으로 되었다' 싶었던 그 순간,

하늘, 바다, 파도, 갈매기를 뒤로 한 채 다시 떠나오다.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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