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숨은그림찾기

'하찮은 기쁨'과 '불편한 진심' 사이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중

by 소라움
'꼭 회사에 가야 할까?'


아침에 눈을 뜨자 제일 먼저 든 생각이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는 바닥난 체력을 염려하며 "내일은 30분이라도 일찍 일어나 달리기를 해보자"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막상 아침이 되니, '스트레칭도 괜찮지 않나?' 하며 스스로와 사이좋게 타협하고 휴식시간 10분을 연장하며 눈을 감았다.

아니지, 누워서 몸을 쭉 펴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도 스트레칭이잖아. 나는 효율적인 사람!! 이라며 스스로와 타협하며 조금은 찌뿌둥한 아침을 맞이했다

매일 아침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출근하고, 퇴근 후엔 시들듯 잠드는 내 삶이 애처롭고 애처롭다. 이른 아침, 눈을 감은 채, 내 몸을 포근하게 감싼 이불을 괜히 꼬집으며 '난 정말 불쌍하고 괴로운 삶을 살고 있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감정에 휩싸여 지내지 말라 했지!!' 하는 문장이 떠오르며 나를 호통쳤고, 나는 벌떡 일어나 출근을 준비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내는 게 어른이라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다가 '인생은 고행'이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개종할까? 나랑 너무 뜻이 잘 맞는다.'

옅은 웃음을 지으며 깽깽이 발로 바지를 입다가 또 다시 생각이 꼬리를 문다.

'지금 잘 살아야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잖아.'

이건 못 참겠다. "지금 이 삶이 지옥이라는 건가?"

입 밖으로 흘러나온 내 목소리가 귓바퀴를 타고 다시 돌아온다.

아니네, 하느님도 그러셨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는 좋은 곳, 천국에 갈 거라는 위로 같은 말들. 결국은 다 같은 말이네. 삶은 그냥 힘들구나.


비적비적 옷을 입고 문을 열고 나선다. 오늘따라 낯선 햇살이 얼굴에 내리쬐고, 눈은 절로 찡그려진다. 오늘은 예전부터 꼭 가보리라 생각했던 에스프레소바가 떠올랐다. 이렇게 작은 일들로 하루에 점을 찍고, 그 점들을 따라서 살아갈 힘이 얻는 나는 이렇게 길들여진 세상의 부품 중 하나인 건가, 아니면 삶 자체가 이런 모양새인 걸까. 전자라도 슬프고 후자라도 슬프다.


이 메모는 23년도 2월 2일에 적어둔 것이다.

나는 심심할 때 예전에 내가 적어둔 메모를 훑어보는 버릇이 있는데, 요즘 들어 이 글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하찮은 기쁨사전'을 적어보고 싶었던 마음에는

삶에서 작은 기쁨이 분명히 있다는 걸 나누고 싶었고

그 시작엔 사소한 행복을 찾지 않으면 하루를 버티기 어려워하던 내가 있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삶에서의 작은 기쁨들을 찾아 쓰면서, 느껴지는 무언가의 이질감이 있었다.

'내가 그렇게 행복한 사람이던가?'

아니다. 다만 행복해지고 싶고 작은 일에도 쉬이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이기에 나를 보살피고자 작은 즐거움을 찾기 시작했다.

내 안에서 쉬이 일렁이는 마음을 다독이고,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한 나만의 방편이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틈새의 작은 단서들이 낯익은 기쁨으로 변하기를 바라본다.

이렇게 내 삶에서 작은 기쁨을 더 잘 포착해 낼 수 있는 눈이 키워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찾다 보면 언젠가는 그것들이 더 쉽게 나를 찾아와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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