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당근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지.
: 당근은 싫지만 당근 라페는 좋아.
나는 기본적으로 향신료를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쌀국수에 고수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하며, 그렇게 어려워하던 샐러리 또한 익숙해져서 요즘은 잘 먹는다. 하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향을 가진 채소가 있다. 나에겐 화장품 향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당근이다. 당근은 칼로리도 낮고 좋은 영양소도 많지만 향 때문에 중간에 먹다가 포기한 적이 대부분이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맛있게 먹었던 당근이 있다. 한 프랑스 가정식 음식점에서 반찬으로 조금 나온 당근 라페. 그 당시에는 그 음식의 이름은 모르고 그냥 당근인데 맛있네?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 후에 맛있는 당근의 이름이 당근 라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직접 만들어도 맛있을지 호기심이 생겼다. 불안한 마음으로 만들었지만 역시나 당근은 훌륭한 맛을 내주었고, 당근 라페와 잘 어울리는 샌드위치까지 만들어 보기로 했다. 당근을 싫어하는 사람이 만든 당근 요리이니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당근 4개(큰 사이즈라면 3개), 홀그레인 머스터드 2큰술, 설탕 2큰술, 레몬즙 2큰술, 소금 2큰술, 후추 1/2작은술, 올리브 오일 3큰술, 식빵 1장, 크림치즈 1큰술, 아보카도 1/2개
1. 껍질을 모두 벗긴 당근을 얇게 채 썰어준다.
2. 채 썬 당근에 소금을 뿌리고 30분가량 재워둔다.
당근 라페를 만들 때 시간과 정성이 가장 많이 드는 과정은 당근을 썰고 소금에 재워두는 과정이다. 딱딱한 당근을 써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대충 썰었다가는 식감과 향이 센 당근 라페가 완성된다. 당근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그리 달갑지는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근을 최대한 얇게 썰어주었다. 그러면 소금에 절여지는 시간도 단축되기 때문에 당근 라페를 더욱 빨리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 절여진 당근에서 나온 물기를 짜준다.
촉촉한 당근 라페를 좋아한다면 이 과정을 넘어가도 좋다. 오독오독한 식감도 살리고 살짝 촉촉한 당근 라페를 만들고 싶다면 당근의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물기를 제거한다고 해서 당근의 수분기를 몽땅 나 없애버리면 너무 푸석해진다. 손에 약간의 수분기가 느껴질 때까지만 짜고 넘어가자.
4. 물기를 짠 당근에 홀그레인 머스터드, 설탕, 레몬즙, 올리브 오일을 넣고 잘 섞어 통에 넣어준다.
레시피에 나와있는 양을 그대로 따라 해도 좋지만 맛을 보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소스 재료를 추가하자. 나도 숙성된 당근 라페를 먹다가 단맛이 부족한 듯해서 설탕을 더 넣었으니까. 아니면 나처럼 당근 라페를 반 정도 먹었을 때 설탕, 레몬즙 등을 조금씩 추가해서 조금 다른 당근 라페를 먹어보는 것도 좋겠다.
: 크리미한 아보카도와 크림치즈.
잘 구운 빵 위에 크림치즈와 아보카도를 올리고 당근 라페를 올려준다. 보통 당근 라페 샌드위치를 만들 때는 크림치즈를 사용한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 명불허전. 크림치즈가 당근의 향을 잡아주고 당근 라페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거기에 색감을 살려주는 것은 덤. 하지만 조금 더 건강하게 먹어보고 싶어 아보카도를 꺼냈다. 아보카도는 크리미한 맛을 내주니까 크림치즈를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역시나 좋다. 크림치즈에 절대 뒤지지 않는 맛이다. 개인적으로 아침에는 아보카도와 함께, 점심 또는 저녁에는 크림치즈와 함께 먹는 것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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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당근 라페&당근 샌드위치'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