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더 자주찾게 되는음식.
: 투명한 그릇에 담긴 투명한 오이냉국.
작년에 썼던 '토마토 자두 샐러드' 글을 보면 투명한 유리그릇에 플레이팅 한 사진을 볼 수가 있다.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그릇이 바로 엄마가 항상 메밀소바를 담아 먹던 그릇이었다. 하지만 그 그릇에는 오이냉국도 자주 담아져 있었다. 메밀소바와 오이냉국 전용 그릇이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그렇게 전용 그릇이 있을 만큼 엄마는 여름마다 오이냉국을 참 자주 만들어먹었다. 하도 자주 만드니 어쩔 때는 조금 지겹다고 느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여름만 되면 새콤한 오이냉국이 문득 생각이 난다. 엄마의 오이냉국은 너무 달거나 짭짤하지 않고 새콤한 맛이 강했다. 그래서 더욱 여름과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짜고 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술술 들어가는 개운한 맛. 투명한 유리그릇에 투명한 오이냉국이 더해져 더할 나위 없이 시원한 요리다.
오이 3개, 청양고추 또는 풋고추 2개, 홍고추 1개, 물 1.5L, 식초 8큰술, 소금 1큰술, 설탕 3큰술
*4-5인분 기준
1. 오이는 굵은소금으로 세척한 뒤에 얇게 채 썰어준다.
2. 풋고추 또는 청양고추, 홍고추도 오이와 비슷한 굵기로 채 썰어준다.
오이냉국에는 알싸한 청양고추도 잘 어울리지만 풋고추의 향긋한 고추 향을 더하고 싶어서 풋고추를 사용했다. 그리고 홍고추를 넣은 것은 순전히 색감 때문이다. 그러니 고추의 종류는 각자의 취향에 맞게 변경해도 좋다.
3. 유리 보울에 물, 식초, 소금, 설탕을 넣고 잘 섞어 간을 맞춘다.
개인적으로 오이냉국은 많이 달거나 짜지 않은 새콤한 맛이 나는 것을 좋아한다. 새콤한 맛이 도드라져야 진짜 냉국 같은 느낌이 난달까? 하지만 이 또한 내 입맛에 맞춘 것이기 때문에 조금씩 넣어가며 간을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4. 완성된 오이냉국 육수에 채 썬 오이, 청양고추 또는 풋고추, 홍고추를 넣고 마지막으로 깨를 뿌려준다.
그동안 엄마가 만들어준 오이냉국에는 항상 통깨가 들어있었다. 새콤한 국물에 둥둥 떠있는 통깨를 같이 먹으면 통깨가 아작아작 씹히면서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마냥 새콤하기만 한 냉국에서 이 통깨의 역할은 꽤 중요하다.
Process
: 나만의 오이냉국 전용 그릇
엄마가 담아먹던 투명한 유리그릇에 넣을까 했지만 그동안 생각해왔던 하나의 애로사항이 문득 떠올랐다. 그건 바로 그릇이 너무 작다는 점. 국자로 두 번만 떠서 담으면 그릇이 가득 차 버려 항상 아쉬웠다. 그래서 조금 탁하지만 투명한 그리고 오이냉국을 양껏 담을 수 있는 사이즈의 그릇을 골랐다. 냉국의 투명함은 살려주고, 어두운 색감이 오이와 대비돼서 더욱 시원해 보인다. 여기에 빨간 고추의 색감까지 더해지니 플레이팅이 더욱 풍성해졌다. 엄마의 오이냉국 전용 그릇은 이미 그 그릇으로 정해졌으니 이제 이 그릇은 나만의 오이냉국 그릇으로 정해야겠다.
Eat
내 요리의 레시피와 일상이 '영상'으로 기록되어있는 곳.
'오이냉국'의 자세한 레시피 또한 여기에.
https://www.youtube.com/channel/UCYyBBZ9rBYjbA-oHENepISA
: '집에서 하는 그냥 요리'
https://brunch.co.kr/magazine/just-coo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