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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리 Aug 21. 2024

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균형과 기울임 그 어느 사이

나의 교사에 대한 꿈을 다시 점검하게 된 것은 2학년 때부터였다.

처음 시작은 1학년 여름방학부터 교육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이다.


사범대 전공의 경우 졸업 요건으로 교육봉사 60시간이 필수로 있다. 학교마다 다를 수 있지만 우리 학교는 그랬다. 아무튼, 교육 봉사를 위해 나는 고등학교를 컨택해서 오후 시간대에 진로 관련 조언을 해주는 봉사활동을 했다.


나는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내가 교사에 맞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주 1회, 매주 금요일마다 봉사활동을 진행했는데 주마다 학생들이 작성하는 진로노트를 검사하고 코멘트는 달아주는 일을 했었다. 한 번은 어떤 학생이 진로는 어떠한데 공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적었길래 나름 코멘트를 작성해 주었다.


그랬더니 그다음 주에 그 학생이 포스트잇으로

'선생님이 적어준 코멘트 감사드려요. 알려주신 방법으로 적용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잘 되어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질문을 해도 될까요?'라는 메모를 적어두었다.


사실 교육봉사를 하다 보면 나를 그냥 지나가는 학생, 선생님 정도로만 생각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한 학생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 뿌듯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교사는 학생을 대할 때 차별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하기에 내 머리로는 나름 이성을 유지하려고 한 것이다.


똑같은 뉘앙스의 코멘트를 달아주더라도, 어떤 학생들은 감사하다는 메모를 남기거나 직접 찾아오기도 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다른 선생님이 나와 같은 존재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러한 일들을 경험하고 나니, 내가 과연 편애하지 않고 학생들을 대할 수 있을지, 공교육에 맞는 선생님이 될 수 있을지 여려 고민이 들었다.


교사의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물론 아닌 경우도 많지만) 이에 대해 무서움이 들기도 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와중에 학과에서 주최하는 진로 특강에서 선생님 말고도 다른 진로를 갈 수 있다는 선배님들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교육 연구원, 출판사, 교육 컨설팅, 기업의 교육부서 등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사실에 시야가 넓어지면서 나의 꿈을 교사로 한정 짓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뭐해도 사범대학을 졸업하면 임용고시를 볼 수 있으니, 2학년 때는 내 진로를 더 탐구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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