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는 네 자리에서 충분한 아름다웠어..
봄에 따뜻함을 기대하기엔 조금 이른 봄날이래도...
예상치 못한 눈더미로 덮일지라도..
꽃잎 하나 흐드러짐 없이 기품을 잃지 않고 꼿꼿하던 튤립들이...
이젠 빛바랜 꽃잎 한쪽으로 흘리고
먼 산 바라보며 한 세상 살았노라~ 총기를 잃은 지 오래고..
며칠 전에 내린 폭설로 한 가쟁이가 꺾인 봄꽃 나무가
부드러운 봄바람에도 놀라 후드득 꽃잎들을 눈처럼 흩날리고 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 밖으로 이제 나온
콜롬바인과 팬지에 앳된 모습은 금방이라도 보라색 물감으로
주르륵 흘러내릴 것 같이 촉촉하고 선명하다
라일락이 귀부인이라도 된 듯 향기를 발하고..
우리 집 뒤뜰에 정경을 단숨에 수채화 한 점으로 바꿔버린
아이리스에 우아하고 시원한 분위기..
한쪽에 우~ 몰려있는 흰색 데이지 꽃들..
아직 여린 가시 사이로 얼굴을 내민 조숙한 장미 몽우리들은
절정에 아름다움을 짐작하고도 남게 하고..
그 곁에 달리아가 동글게 모은 꽃봉오리로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한여름 열정으로 피었다가 지는 무궁화의 하이라이트..
그러면서 꽃들도 가을로 접어들겠지...
푸른 산이 노란 아스펜으로 반짝일 때 우수에 잠긴 가을국화들이 은은한 향기를 발하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겨울이 오고
찬란했던 꽃들에 삶은 막을 내리며 눈으로 덮혀지겠지
하지만 그 순간순간을 최고로 아름다웠던 너의 메시지는 잘 받았어
감탄했고..즐거웠고.. 행복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