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잠에서 깨어...

by 정은영


유월초인데도 한여름으로 느껴지는

무더운 날씨에 지쳐 창문을 열어놓고

이른 잠이 들었었나 보다


낮에 많이 돌아다닌 고단함으로

잠에 취해 제법 멀리까지 가있던 내 의식이

시원한 밤바람으로 인해

창에 걸어놓은 블라인드 덮개가 흔들리며

창틀을 치는 둔탁한 소음과

창너머 산 쪽 어딘가에

피어있는 무성한 밤꽃들의 진한 향기가

집안까지 깊숙이 들어와 흔들어 깨우니..


졸음으로 뿌옇던 안개가 걷히고

금세 한밤중이 말똥말똥해진다


나 혼자 깨어있는 적막한 밤의

공허함 탓일까...


혼자서 다른 호흡으로 숨을 쉬고

다른 박자로 걸어가며

다른 언어로 말을 하는 것만 같은

외로움이 느껴진다

두운 호수에 퍼덕이는

단 한 마리의 물고기처럼

.....

어서 날이 밝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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