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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긋한 Mar 12. 2024

매주 토요일마다 블랙핑크

매주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한다

나는 고갈되지 않는 충만함을 느끼는 인생을 원한다 - 진민영, 책 ‘조그맣게 살 거야’ 사복의 제복화 중에서


매주 토요일 출근할 때마다 입는

내 교복.

위 블랙 아래 핑크.

위아래 위위아래

블랙 핑크 블랙블랙 핑크.

맞다.

블랙핑크다.


사실 일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가장 먼저 쇼핑 앱부터 켠 사람이 바로 나.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인강 강사님들이

매번 다른 옷을 입은 모습이

머리에 각인 된 것일까?  

교육하는 사람의 모습이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하는 일은 교육

내가 매주 무슨 옷을 입는지가

교육을 잘 하는데 있어 중요하단 말인가?



물론, ‘단정한 복장’ 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집에서 편안하게 입는

후드 티셔츠에 레깅스를 입고 간다면

몸이 더 편안하고 싶어

의자에서 내려와 어디 눕고 싶은 마음이 들고

마음까지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


내가 매주 입는 단정한 복장은 다음과 같다.

상의는 검은색 니트.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상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편하다.

아이들과 함께 앉아서 수업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대부분 나의 상체를 본다.

나의 검정 니트는

별다른 장식 하나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라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시각적 자극을 주지 않아

수업 내용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블랙니트와 함께 입는

핑크 롱스커트는

오랜 시간 앉아있다 일어나도

주름 하나 없어 단정한 인상을 유지하게 해 준다.

게다가 짧은 스커트를 입었을 때와 달리

쉬는 시간에 아이들과 계단으로 이동할 때

아슬아슬함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하루종일 편하게 활동하는데 제격이다.



상반기 수업 일정을 살펴봤더니

15주 딱 15번이었다.

1월에는 집에 있는 옷을 활용해

매주 다른 옷을 입어왔는데

2월부터는 매주 같은 옷을 입는다.

늘 같은 옷을 입기로 정해두자

시간 절약은 물론

내 인생의 우선순위 1번인

‘에너지 절약’ 일등 공신 노릇을

톡톡 해주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타인의 생각과 외부 시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면

에너지가 낭비될 틈이 없다.

나를 표현하고 싶은 욕망과

타인의 ‘관심’을 얻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내 외적인 모습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없거나

알아차리는 사람 하나 없으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무기력해졌던 경험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상관없이 나의 주관대로 매주 똑같은

옷을 입기로 결정하자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오히려 걸음걸이마저 당당해진다.


끝으로

나에게 물어보았다.

‘지난주에 OO선생님이 입은 옷 기억나?’

‘글쎄..........? 환한 미소만 기억나네^^;;;;;; ’



그렇다.

무슨 옷을 입었는지보다

그 사람의 분위기

따스한 미소가 더 긴 여운을 남긴다.

매주 다른 옷을 입는 대신

직장 동료분들과 아이들에게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

어쩌면 비싼 명품 옷을 걸치고도 남길 수 없는

따스하고 기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패션

#사복의제복화

#매주같은옷

#출근복장

#똑같은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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