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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긋한 Mar 14. 2024

커피는 집에서‘만’ 마신다

30배가 넘는 생산성


가끔 오며 가며

당충전 하고 싶을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곤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스파르타 가계 살림 중.

가계부 지출 내역을 꼼꼼히 살피며

‘낭비 가지치기’를 감행할 때

가장 먼저 내 시선을 사로잡은 내역은

다름 아닌 카페에서 커피 사 먹은 흔적.


그리고 커피는 집에서‘만’ 마시기로

신랑과 함께 원칙을 세웠다.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지금.

집에서 에스프레소 1샷 내리고

바닐라 아이스크림 두 스푼을 넣은 뒤

제일 좋아하는 우유로

라테를 만들어 홈카페로 입장한다.  

과장을 두 스푼 보태자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라테’를 들고

가장 생산성이 높은 홈카페에 자리 잡는다.


홈카페 이용 2개월 차

단순히 경제적인 절약만 생각했는데

의외의 효과들이 있어

그 이점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1. 절약: 한 달 최소 $140



스파르타 가계 살림을 하고 있기에

경제적인 이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신랑은 주 5일 출근, 나는 주 2일 출근한다.

물론, 출근하는 길에

점심시간에

퇴근하는 길에 들러 커피를 살 수 있다.


출근하는 날이

가장 보상이 필요한 때.

둘이 합해 출근하는 날이 7일.

그럼, 우리가 출근할 때마다

보상으로 마셔오던 커피 값을

얼마큼 절약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보자.

 

(아메리카노가 아닌 음료들은

$5 이상이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5로 계산하기로 한다)



<한 달 커피값>

1주일 7회 x 커피 1잔 $5 = $35
1주일 $35 x 4주 = $140


아메리카노만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약 $140를 지출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나는 스타벅스에서

리프레셔를 먹기도 하고

신랑은 $8 하는 밀크셰이크를 먹기도 하기 때문에

위의 시나리오는 ‘최소의 값’이란 걸 명심해 두자.

왜냐? 나는 커피를 마시다가

조각 케이크를 먹기도 하고

신랑은 쿠키를 사 먹기도 하기 때문이다.





2. 생산성 30배.



커피숍에 가면

카페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만 듣는 게 아니다.

소음 하나하나

발걸음 하나도 조심하는

스터디 카페가 아니라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가 배경 음악으로 필히 깔린다.



벽을 마주 보고 있는 자리가 없을 경우

내 앞, 내 옆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동선이 바뀔 때마다

시선을 빼앗기고 집중이 흐트러지기도 한다.



커피숍에 가서 생산적인 일을 하려고 해도

결국엔 큰 힘 들여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유튜브만 보다 집으로 돌아온 날이 더 많았다.



지금은 침실 한편에 위치한

이케아 책상에서

모든 일을 한다.

아니 해낸다.

  


재즈 음악 대신

아이들의 목소리가

BGM으로 깔리지만

일을 하는 동안 방문만 닫아두면

적어도 1분에 몇 번이고 나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외부 자극을 모두

차단한 채로 눈앞에 있는

아이패드 스크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생산성을 30배 높여주는 나의 책상

브런치를 2020년에 개설하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달에 평균 1개의 글을 업로드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집에서 글을 쓰면서부터는

1달 동안 30편의 글을 써냈다.

30배의 압도적인 생산성 덕분에

더욱더 홈카페를 좋아하게 되었다.





3. 에너지/시간 절약



대도시에 살지 않는 한

미국은 자가용이 필수다.


차로 3분 거리의 커피숍을 가려고 해도

1 운전을 해야만 한다 (3분)

2 커피숍에 도착하면

3 먼저 온 차들 뒤에 줄을 서서 (3분)

4 내 차례를 기다리고

5 주문을 한 뒤 돈을 내고

6 커피를 받은 다음

7 다시 차를 운전해서 (3분)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집에서 커피 마실 때는

1 부엌으로 간다

2 에스프레소를 내린다

3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꺼낸다

4 우유를 에스프레소에 부어 라떼를 만든다 (3분)

5 커피를 마신다


홈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내릴 때 3분이면 되지만

카페에서 먹으려면 최소 10분을 투자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돈도 내야 하고

3배의 넘는 시간을 써야 한다니.

집에서 커피 마시면 낭비할 뻔했던

시간을 3배나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경제적인 이득, 폭발적인 생산성, 에너지/시간 절약.

가계부에 기록한 내역을 바탕으로

내 삶엔 어떤 군더더기가 있는지 살펴보자.

밖에서 소비하지 않고 집에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실천에 옮겨 보자.

어떻게 삶이 가벼워졌는지

일상이 단정해졌는지 기록해 보자.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

#월든

#소로

#스파르타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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