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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긋한 Aug 27. 2024

싹뚝 잘라낸 신용카드

미국으로 건너올 때

한 계절을 날 수 있는 옷만 챙겨

이사왔어요.

기본 생활에 필요한 식탁부터

침대, 매트리스, 소파 큰 가구까지

다시 구매했어요.

남편은 덩치가 큰 소비를 할 때야 말로

신용카드 혜택을 톡톡히 맛볼 때라며

급히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어요.

신용 점수가 필요하다는 합당한 이유도 있었죠.



신용카드는 마법 같았어요.

사고 싶은 물건을 주문했는데

통장 잔고가 줄어들지 않았어요.

하루가 멀다 하고 집 앞에 택배가 도착했어요.

산타할아버지가 매일 다녀가는 것 같았어요.

다음 달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 채,

쇼핑이 주는 짧은 인스턴트 기쁨에 금세 중독됐어요.

기쁨도 잠시, 결제일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자애롭던 신용카드 회사는 결제일이 되자마자

단 1원의 오차도 없이 돈을 빼갔어요.

하나 둘 사다보니

결제액이 눈덩이처럼 불어 있었어요.

월급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통장이 홀쭉해져 있었어요.

현금 없는 현실에 떠밀려

신용카드를 또다시 쓸 수밖에 없었어요.



절대로 미래 소득을 가져다 현재에 쓰면 안 된다.

신용카드를 잘라 버리고 직불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신용카드사에서 주는 포인트는 잊어버려라.

그건 신용카드사가 그냥 선물로 주는 것이 아니다.

포인트의 핵심은

‘더 사용하기’와 ‘포인트 수집용 구매’다.

- <돈의 속성>, 김승호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건

엄청난 공포감과 두려움이었어요.

아이들 앞에서는 힘든 마음을 숨기고

소비로 감정을 모두 해소했어요.

신용카드 마법에 기대어

공허함도 외로움도 채우려 했던 저희 부부는

신용카드를 쓰면 쓸수록

점점 더 큰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어요.

더이상 불안에 떠는 대신

공포의 신용카드 뫼비우스띠를 끊어야만 했어요.

인터넷 쇼핑몰에 등록시켜 두었던

신용 카드를 삭제하고,

체크카드를 등록시켰어요.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필요한 식재료만 구매하기 위해

장을 보러 갈 때는 현금만 사용해

충동 소비를 교정했어요.

조금씩 현실 감각을 되찾아 나갔어요.

그렇게 신용카드의 뫼비우스 띠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어요.



이제는 신용카드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아요.

휴가철에 지인이 신용카드 혜택으로

호텔 무료 숙박권을 얻었다는

솔깃한 정보를 제공해 주어도 못 들은 척 넘어가요.

매달 월급날이 되면 정해둔 예산에 맞게

각 통장에 이체시키고

체크카드에 들어있는

예산 만큼만 소비해요.



지금 신용카드 블랙홀에 빠져있다면,

신용카드를 자르고

있는 돈만큼만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보면 어떨까요?







#신용카드없애기

#체크카드사용하기

#욕구절제하기

#소비절제하기

#건강한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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