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을 찾는 기나긴 여정 끝에 서서(1)

by 에이치노트

나는 내가 뭘 좋아할까에 대해서 거의 15년 이상 고민해왔다.

그 동안 봤던 온갖 자기계발 영상들,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에 대한 성공한 자들의 조언들, 내 무의식 안의 모든 것을 끄집어 내 보겠다며 그린 수많은 마인드맵, 자기관찰 노트, 일기 등등 정말 눈물겨울 정도다.


그래도.. 그래도 찾기 힘들었다.

내가 무언가 "좋아한다"는 느낌을 감지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나는 좋아하는게 없는걸까....


우연히 방송인 타일러의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마침 이런 내용에 대해 얘기를 하더라.

"사람들이 저한테 좋아하는 걸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어요? 라고 많이들 물어봐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이 질문은 진짜 말이 안돼요. 어릴 때부터 자라면서 좋아하는 것들이 저절로 생기잖아요. 이건 찾으려고 애쓰는게 아니라 저절로 알게 되는 건데!"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뭔가 머리가 멈췄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나는 일부러 온갖 도구를 이용해서 많은 시간을 써 가면서 10년 이상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나는 뭐지? 뭔가 감정불능인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벽 5시반에도 사람들은 달리고 있었다

그 시간들을 거친 나는 이제서야 조금씩 무언가를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게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내가 오해했던 부분은 "좋아"한다는 마음이 엄청나게 거대하고, 이거 아니면 절대 안될것 같은 마음이 들고, 거의 소명과 운명같을 정도의 큰 감정적 충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좋아한다는 건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니었다.

뭔가 궁금해져서 인터넷에 한 번 검색해보고, 그러다가 관련된 책도 하나 사서 읽어보고, 거기에 투자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지식도 조금씩 쌓여가고,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면서

그 시간들이 쌓여서 재밌고 좋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단계들을 하나씩 밟아나가면서 마음을 키워나가는 것인데 1단계에 서 있으면서 최종 단계를 쳐다보니 아, 이건 아니구나.. 하면서 접어버리고.

수없이 그것들을 반복해왔을 것 같다.

또는 그런 "관심"들이 너무 많아서 한 가지를 좀 더 진득하게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1단계를 수없이 반복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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